 |
수백만원어치 강매"
밀어내기 강요 불응땐
재계약 불이익 '으름장'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한샘'이 대리점에 제품을 강제로 구매토록 하는 이른바 '밀어내기 갑의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남양유업 사건으로 촉발된 밀어내기에 대한 비난여론이 확산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불공정 행위가 벌어지면서 대리점주들이 경영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월 한샘의 부엌가구 대리점인 '키친프라자'를 운영하는 A씨는 원치도 않는 구매주문이 이뤄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다.
월 매출이 목표치보다 500여만원 부족하다며 담당 영업사원(TR)이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제품을 주문해 버린 것이다.
주문내역서에는 3단 싱크대 부속품 2종 40개, 철물 부속품 2종 80개, 싱크대 수도꼭지 14개, 가스레인지 14개 등 7개품목 총 500여만원어치가 주문 완료돼 있었다.
A씨는 "요구를 안 들어주면 이듬해 재계약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니 눈 뜨고 코 베이는 느낌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도내 지역의 C씨도 "두 달 전에 300만원가량 밀어내기를 당했다"며 "지난 20여년간 같은 방법으로 매출실적이 부진하면 리베이트를 주지 않는다며 밀어내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리점주들은 혹시라도 불이익을 당할까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제조업감시과 담당사무관은 "조사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파악해야만 '밀어내기' 등의 불공정 행위인지 판단할 수 있다"면서도 "대리점주들이 월 매출을 맞추기 위해 사전주문하는 행위는 실적 부진에 대한 벌칙이거나 변형된 밀어내기로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측은 "간혹 대리점주들이 스스로 다음달 매출을 끌어다 메우는 경우가 있지만 이조차도 못 하도록 막고 있다"며 "밀어내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권순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