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테(연필모양 크레용)로 느낌 살려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게 '보람'
작가 되려면 감성·관찰력 필수 덕목


한국근대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애니메이션 원화전 '노마야, 놀자'가 열리고 있다. '노마'는 작가 현덕(1909~?)이 쓴 소설 '남생이'(1938)의 주인공이다.

서양화가 이상권은 소설 '남생이'의 주요 장면을 특유의 따뜻한 그림체로 재현, '인천 부두 마을 전경' 등 40여점을 그렸다.

이상권은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꿈이 화가였다"며 "어릴 때부터 낙서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홍익대 회화과를 나와 4차례 개인전을 여는 등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별이네 옥수수밭 손님들'(산하출판사, 2000) '바보 이반의 이야기'(창비, 2003) '사마천의 사기이야기'(웅진주니어, 2008) 등 여러 동화책의 그림을 그리는 등 그림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상권은 "어느 날 출판사로부터 '동화책 그림을 그려 달라'는 요청을 받게 됐다"며 "우연히 동화책 그림작가 일을 시작했는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했다. 또 "동화책에 들어가는 그림은 인쇄미술"이라며 "재미있고 매력이 있는 작업"이라고 했다.

동화책 그림작가는 책 내용을 소화해 내야 한다. 그래야 책 내용에 맞는 그림을 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권은 "소설 '남생이' 작업을 할 때는 당시 인천항 사진 등을 많이 참고했다"며 "원작가(현덕) 의도가 있기 때문에 내 주관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또 "'남생이'를 읽고 일제시대 하층민들의 거친 삶을 느낄 수 있었다"며 "당시의 거친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단단하기가 목탄과 연필의 중간 정도인 콩테(연필 모양의 크레용)를 사용했다"고 했다.

이상권은 "그림작가의 보람은, 아이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나의 일로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동화책 그림작가를 꿈꾸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상권은 "그림작가가 되려면 집요한 관찰력이 필수 덕목"이라며 "'왜 그럴까?'라고 생각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감성을 열어 놓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며 "자신의 '감성'과 '관찰'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한국근대문학관 특별기획 원화전 '노마야, 놀자'는 내달 29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없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