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의 발암물질 검출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군에 의해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인천시 부평구 부영공원을 비롯한 캠프마켓(부평미군기지) 주변지역에서 국내에는 기준치조차 없는 맹독성 발암물질이 다량 검출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경인일보가 단독 입수한 환경부의 '주한미군 공여구역(캠프마켓) 주변지역 2단계 환경기초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부영공원을 포함한 캠프마켓 주변지역 36곳에서 채취한 시료(토양)를 분석한 결과, 모두 3곳에서 발암성 물질로 분류되는 디벤조 안트라센(Dibenzo anthracene)이 미국 환경청의 선별 기준치인 15ng/g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9ng/g이나 되는 곳도 확인되었다.

기름에 녹는 성질을 가진 디벤조 안트라센이 기지내 토양을 오염시킨 유류와 함께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디벤조 안트라센은 강한 발암성 물질이며, 피부에 묻을 경우 피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철저한 조사 분석 결과를 제출하여야 할 것이다. 디벤조 안트라센은 매우 위험한 물질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는 법적 기준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점이다. 정부는 디벤조 안트라센과 같은 강한 발암성 물질에 대한 법적 기준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1단계 환경기초조사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정화작업도 문제이다. 캠프마켓과 주변 지역에서는 47개 지점에서 인위적으로 매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 문제는 이같은 유해물질들은 현재 토양환경보전법상 토양정화작업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맹독성 화학물질 오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부영공원은 5만여명이 거주하는 아파트 밀집지역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말이면 야구장 축구장을 찾는 동호인들로 붐비는 곳이며 인근 자투리 땅에 농작물을 가꾸는 주민들도 있어 조사 결과를 시급히 밝혀야 한다.

한편 민관 합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번 조사에서 공동조사단의 일원인 민간전문가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거나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조사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기초조사 보고서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높이려면, 공동 조사단인 민간 전문가들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되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