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의 은밀한 방문객(?)'

지난 4월 25일 수원 장안구의 한 초등학교.

말끔한 옷차림의 장모(55)씨가 점심시간 텅 비어있는 교실에 몰래 들어갔다. 그는 학부모인 것처럼 교실을 배회하더니 이내 담임교사의 책상 서랍을 뒤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현금이 들어있는 지갑을 들고 교실을 나와 유유히 학교를 빠져나갔다.

장씨의 절도행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월 초순께 인근 초등학교에서 교내 행사로 학생과 교사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교실을 털었다.

장씨는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과 경기, 대전, 부산 등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를 돌며 15차례에 걸쳐 380만원 상당의 현금과 상품권을 훔쳤다.

그는 중·고교와 달리 초등학교 교사들이 교실에 자신의 소지품을 보관한다는 점을 노렸다. 주로 인터넷으로 졸업식과 체육대회 등 교내 행사가 계획돼 있는 학교를 미리 검색한 뒤 절도범으로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학부모처럼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 교사들 대부분은 학생들을 의심했지만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서부경찰서는 특가법상 절도 혐의로 장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장씨는 피해 학교의 신고로 결국 덜미가 잡혔다.

/윤수경·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