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교실에서 공부하는 우리 아이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소재 A중학교 2학년 남학생의 학부모 B씨가 지난 26일 제기한 민원 내용의 일부분이다.

B씨는 "아이가 더위에 지쳐 기진맥진해 집으로 돌아온다"며 "같은 학교를 졸업한 누나도 3년간 찜통속에서 수업을 받았는데 (둘째도)에어컨이 있는 고등학교를 갈때까지 참고 견뎌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B씨는 이 학교 학부모 120여명이 참여한 '에어컨 설치 촉구 건의 연명서'와 함께 7월들어 평균 29도를 넘었던 온도 측정기록을 함께 제시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5월 28일 교실 실내온도는 28.6도, 습도는 30%였고, 6월 16일에는 29.1도, 습도 37%로 처음 29도를 넘어섰다. 7월 들어서는 수시로 30도를 넘어섰는데, 7일에는 30.4도에 습도 49%, 16일에는 31도에 55%, 17일에는 30.5도에 45%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B씨는 "사정이 이런데도 용인시와 용인교육지원청은 예산이 없다며 기다리라고 한다"면서 "우리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실정은 개별난방이 아닌 중앙냉난방 공급시설을 갖춘 수지구 관내 17개 초교와 6개 중학교, 1개 고교에서도 비슷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냉난방 공급시설은 인근 열병합발전소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 일률적으로 가동하는 시스템으로, 노후가 되면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어 개별난방으로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용인교육지원청은 밝혔다.

용인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의 경우 개별 냉난방시설로의 전환을 희망하고 있지만 7억~8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교측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가동했다고 하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일정 금액 이상은 대응투자사업으로 용인시의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재정난이 심각해 개별난방으로의 전환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용인/홍정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