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이후 경기도교육청이 일선 초중고교에 체험학습을 가기 전에 소방서에서 사전 안전교육을 받도록 지시하면서 도내 소방서들마다 업무가 폭주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소방서에 안전교육 프로그램 요청 등 사전 협의를 하지않아 형식적인 교육에 소방서 업무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1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6월 일선 학교에 '안전하고 교육적인 수학여행 운영매뉴얼' 지침을 보내 올해 하반기부터 민간구조협회와 화재보험협회, (사)인명구조협회, 지역소방서, 소방안전협회에서 사전안전교육을 받은 뒤 체험학습을 하도록 지시했다.

이때문에 도내 소방서 마다 사전안전교육 요청이 잇따르면서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다.

수원소방서는 일주일 동안 관내 초중고 32곳에서 안전교육을 요청해왔지만 본서에 교육담당자는 2명에 불과해 각 안전센터 요원들을 1~2명씩 파견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화성소방서도 지난 8일부터 30여곳의 초중고에서 교육을 신청했고 매일 10여곳씩 교육 요청이 쇄도하면서 1명의 교육담당자가 하루에 3개학교를 돌며 교육을 하고 있지만 학교측이 요청한 기간내 교육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고양소방서 역시 다음달까지 16곳의 초중고에서 교육을 신청했지만 관내 학교 64곳에서 교육일정을 잡아달라는 문의전화가 빗발치면서 교육담당자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용인소방서도 제주도 등 전국 각지의 초중고 80곳에서 체험학습기간에 머물 숙박업소에 대한 소방안전점검은 물론 하루에도 10여건씩 관내 학교로부터 안전교육 신청이 들어오고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엄두도 못내고 있다.

안산소방서 역시 30곳의 초중고에서 갑작스런 체험학습 안전교육 요청이 들어오면서 미처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해 교육신청을 거절하고 있다.

도내 소방서 한 관계자는 "하루에도 10여건의 안전교육 요청이 들어오면서 다른 업무는 전혀 못하고 있다"며 "체험학습 안전사고에 대비한 교육프로그램도 따로 준비된 게 없어 급한대로 화재예방이나 생활안전 교육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소방서 측으로만 한꺼번에 안전교육을 신청하다보니 이같은 문제가 생겼다"며 "각 학교별로 소방서 업무에 차질을 주지 않도록 서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