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개막한 인천아시안게임 대회 초반부터 운영 미숙으로 인한 각종 문제가 속출하면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가 진땀을 빼고 있다.

대회 기간 내내 타올라야 할 성화가 10여분간 꺼져 소동을 빚는가 하면, 일부 경기장에서는 정전 사태로 선수들이 항의하는 등 대회 초반부터 크고 작은 문제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우선 20일 대회 상징물과도 같은 성화가 한때 꺼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 점화된 성화는 지난 20일 오후 11시 38분부터 11시 50분까지 12분간 꺼졌다.

성화를 점화하는 국제대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터진 근본적인 원인은 성화대 제작 초반부터 인천시와 조직위 간 소통 부재로 인한 갈등이 컸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건설을 담당했던 시는 성화대에 가스를 공급하는 기단 부분까지만 제작을 완료해 놨다. 그러나 조직위 측은 기단을 포함해 성화대 몸통까지 시가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 간 대립 때문에 성화대 제작 자체가 크게 늦어진 것이다.

게다가 10억원 정도 되는 성화대 예산 또한 정부가 별도로 마련해 놓도록 했지만, 시와 조직위는 이 돈을 예산안에 책정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개·폐회식 예산 일부를 전용해 사용하는 등 안일하게 대응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연출된 성화대는 불과 한 달 전에 제작을 마쳤고, 지난 17일 열린 개막식 최종 리허설에서도 성화 연출과 관련한 시운전은 없었다는 게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또 이날 오전 9시 45분께 배드민턴 경기가 한창 열리던 계양체육관에서 정전이 발생해 선수들과 관중들이 항의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이번 대회 배드민턴 첫 경기인 여자단체전 1라운드(16강)가 열린 계양체육관에서 5분간 정전이 발생해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장에서는 대만-홍콩, 인도-마카오, 몰디브-인도네시아의 경기가 동시에 진행 중이었다.

갑작스러운 정전에 선수들은 영문도 모른 채 경기를 중단해야 했고 관중들도 우왕좌왕했다.

한국 배드민턴 간판스타인 이용대 선수는 "계양경기장의 경우 에어컨 바람이 세고 조명이 알맞지 않아 경기에 지장이 있다"고 경기장 시설에 대한 불만을 인터뷰를 통해 표출하기도 했다.

인천기독교연합회 측에서 주요 경기장에 선교 부스를 설치해 조직위로부터 제지를 당했고, 사격 경기가 열린 옥련국제사격장에서는 결승석 좌석이 부족하다며 외신들이 항의하는 등 불만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 밖에 선수촌과 주요 경기장을 이동하는 셔틀버스 시간이 제각각으로 운영돼 취재진과 선수들이 애를 먹었고, 통역 담당자가 인터뷰 시간에 늦게 나오는 바람에 기자회견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도 속출됐다.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 초반 운영 미숙으로 인한 문제를 확실히 개선해 성공적인 대회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