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오후 아시안게임 선수단 수송버스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인천 선학하키경기장 장애인주차장. 경기장 내 장애인 주차장이 대부분 VIP나 방송용 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경기관람 장애인들이 50~100m 떨어져 있는 일반인 임시 주차장을 이용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취재단
셔틀버스중 저상버스 '전무'
전용주차장은 VIP車가 점령
화장실·전동휠체어 충전기…
장애인 편의시설·배려 없어
아시안패러게임 개최 우려도


인천아시안게임이 내세우고 있는 가치는 '45억 아시아인의 화합과 배려'이다.

그러나 정작 대회에서 가장 배려받아야할 장애인들은 대회를 관람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으로 경인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가 하루 수백대씩 움직이지만 장애인들을 위한 저상버스는 단 1대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는 장애인의 경우 경기장내 장애인 주차장이 대부분 VIP나 방송용 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 경기장에서 50~100m 떨어져 있는 일반인 임시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다.

우선 아시안게임 기간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교통수단인 셔틀버스 중 장애인들을 위한 저상버스는 단 1대도 마련돼 있지 않다.

조직위는 매일 500~600대, 인천시는 60여대의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반 관광버스를 임차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시나 조직위 차원에서 별도의 저상버스를 운행하고 있지 않다.

시 관계자는 "조직위와 인천시가 운행하는 셔틀버스 중 장애인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는 없다"며 "이 버스는 선수단과 일반 관람객들을 위해 마련됐다"고 말했다.

셔틀버스를 포기하고 개인 차량으로 이동하는 장애인들은 경기를 제대로 관람할 수 있을까.

지체장애 5급인 김숙희(43·가명)씨는 지난 20일 아이들과 함께 박태환수영장을 찾았다가 큰 낭패를 봤다. 장애인들은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임시주차장이 아닌 경기장내 주차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만 믿고 갔다가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장애인 주차장이 대부분 VIP들과 방송차량을 위한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장애인 주차장이 VIP들을 위한 주차장으로 변해있어 화가 치밀었지만 아이들이 있어 꾹 참았다"며 "경기장 시설면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한 배려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2일 기자가 둘러본 선학경기장 장애인 주차장은 VIP, 방송차량 전용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고, 계양 배드민턴경기장 내부에 있는 장애인 전용 관람석은 모두 사진기자들을 위한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밖에 장애인 단체들은 경기장내 장애인 화장실은 물론 이동 시설, 전동휠체어 충전장치 등 장애인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춘 경기장을 찾아볼 수 없다며 벌써부터 아시안게임 이후 치러질 장애인아시안게임(Asian Para Games)을 걱정하고 있다.

지체장애인 편의시설 인천지원센터 관계자는 "주요 경기장을 둘러봤지만 전동휠체어 사용자들을 위한 충전장치는 찾아볼 수 없었고 매표소 또한 장애인들의 눈높이보다 너무 높아 티켓을 사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