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지역내 초중고등학교 중 기본적인 사회기반시설인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은 학교가 무려 550개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가스 미보급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저장소를 교내에 들여놓다보니 사고 발생위험이 상존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손놓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경기도교육청·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경인지역내 초중고등학교는 모두 2천726개교(경기 2천229·인천 497개교)로 도시가스 미보급 학교는 545개교(경기 494·인천 51개교)다.

경기지역은 전체 학교 중 22.2%가, 인천지역의 경우 10.3%가 사회기반시설의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미보급 학교에는 농촌, 도서지역이 아닌 도심지역에 위치한 학교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실제 2002년 개교한 안양 Y중학교의 경우 1천348명이 재학 중이지만 도시가스가 보급되지 않아 전기식난방기를 사용하고 있다. 난방효율이 떨어지고 전기요금이 과다하게 부과돼 가스난방기로 바꾸려해도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또 수원 C초등학교는 3천200여 세대 규모의 아파트단지에 둘러싸여 있지만 도시가스 혜택을 못 보고 있고, 인천 서구 I고등학교는 청라국제도시 지하철역과 직선거리로 2㎞도 떨어져있지 않지만 미보급 학교다.

도시가스사업법상 경제성 미달지역에서는 '수요자'가 설치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교육청에서는 열악한 재정상황을 이유로 보급에 소극적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LPG저장소가 들어선 학교의 학부모들은 혹시 모를 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소속 명상욱(새·안양1) 의원은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시가스가 조속히 설치돼야 한다"며 "세월호 참사를 잊은 안전불감증은 아닌지 관계 당국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일부 학교의 경우 지자체와 설치비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공급시설) 공사가 미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지방교육재정상 모든 학교에 도시가스를 보급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도현·김민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