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지못한 보안 프로그램
경기교육청 시범운용후
일선 초중고에 실행 공문
검사·보고 3~4시간 걸려
"컴퓨터를 할 수 없으니 수업준비가 되겠습니까."
15일 오전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에서 대란(?) 아닌 대란이 일어났다. 이날은 매월 셋째주 수요일로 지정된 '사이버 보안 진단의 날'로 교사들은 자신의 컴퓨터는 물론 학교 내에 있는 모든 업무용 컴퓨터에 설치된 '내PC지키미' 프로그램을 실행시킨 뒤 점검 결과를 전송해야 했다.
'내PC지키미'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각 기관에 배포된 보안용 PC진단프로그램으로 지난해 12월 민간업체인 A사 등 2곳이 기술이전을 받아 학교에 공급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 프로그램을 최근까지 시범운용을 했고 지난 14일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하도록 각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사용법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업 준비도 못한 채 컴퓨터와 씨름을 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특히 바이러스 백신부터 각 소프트웨어의 최신 보안 패치 설치는 물론 로그인 ID와 비밀번호 등의 변경 여부까지 모두 12개 항목에 대해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프로그램 일부가 '취약'으로 나올 경우 교사들은 프로그램을 지우거나 업데이트를 할 수밖에 없었다.
수원의 한 고교 교사는 "나이 드신 선생님들이 지워야할 ActiveX나 업데이트가 필요한 항목을 알 수 있겠느냐. 젊은 교사들도 헤매고 있다"며 "수업준비도 바쁜데 업무량만 늘어난 셈"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같은 상황은 일선 학교에서 아직 시범운영이 끝나지 않은 프로그램까지 사용하면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국정원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A사의 프로그램만 지난 6월부터 5개월가량 시범 운용했을 뿐, 또다른 B사의 프로그램은 아직 시용도 안한 상태다.
도교육청과 각 지역교육지원청은 지난달부터 학교별 정보화담당 교사들을 상대로 사용법을 교육하고 있지만, 일정상 일부 학교는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수원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컴퓨터별로 성능이 달라 검사하고 보고하는데 서너시간씩 걸리고 있다"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수업준비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디도스 공격 등 대부분의 보안사고는 컴퓨터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보안프로그램 설치는 필수"라며 "오는 11월까지 시범기간으로 일부 오류가 있으면 업체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현·강영훈기자
'PC진단의 날' 교사 수업준비도 못한채 진땀
입력 2014-10-1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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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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