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예산심의 등 시간적 여유가 있어 학부모들과 유치원, 어린이집 사이에서 예산이 편성될 것이란 낙관론이 지배적이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해를 넘길 경우 보육대란 현실화에 대한 우려도 적잖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의 A유치원. 2015학년도 신입생 모집이 한창인 이 유치원은 만3~5세반 신입생 104명 모집에 390여명이 지원했다. 특히 어린이집과 입학 연령층이 겹치는 만 3세반은 유독 경쟁이 치열하다.
인근의 B유치원도 34명을 모집하는 만 3세반에 270여명이 몰렸고, 또다른 유치원 만 3세반에도 최근 36명 모집에 120명이 등록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 30%씩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도내 유치원들이 원별 일정에 따라 내년도 신입생 모집에 한창인 가운데 예년보다 많은 학부모들의 문의 전화와 방문상담, 지원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입생 모집을 진행 중인 수원의 한 유치원은 "하루에도 수십통씩 누리과정 지원료와 입학가능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고 있다"며 "일부 학급의 경우 모집을 시작한지 반나절만에 입학가능 인원 수를 훌쩍 넘겼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관계자들은 보육료 지원이 불확실한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려는 학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보다 지원자들이 일시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어린이집은 비상 상황이다. 어린이집 대부분이 예산 미편성 방침이 발표된 7일부터 지금까지 하루에도 수십여통씩 입학상담이 아닌 보육료 지원과 관련된 상담전화만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자 어린이집들은 '보육료 지원문제는 해결될 것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까지 보내며 부모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안산 상록구의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일선 원장들이나 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면서도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통합하는 '유보통합'을 위해서라도 보육료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느냐"고 말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도 "일부 학부모들이 보육료 중단 여부, 새 환경에 대한 아이들의 적응력 등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제 등원이 시작될 내년 3월까지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