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일부 뒤늦게 참여
학생들 미처 준비못해 혼란
오늘 또 파업… 불편 커질듯


급식 종사자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0일 방학중 생계대책 등을 요구하는 파업으로 경인지역 학교마다 급식 중단 사태를 빚었다.

특히 경기지역은 도교육청과 노조의 협상 타결로 총파업을 유보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학교 노조원들이 돌연 파업에 동참하면서 혼란이 가중됐다.

이날 낮 12시 45분께 수원시 장안구의 A중학교. 갑자기 급식이 중단되면서 학생들이 빵과 음료수로 점심을 대신하거나 컵라면을 먹는가 하면, 일부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싸온 도시락을 친구들과 나눠 먹기도 했다.

평소 같으면 전교 학생들이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겠지만, 이날은 급식 종사자들의 파업으로 반별로 색다른(?) 점심을 먹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A중학교 측은 대체식단으로 빵과 음료수 등을 기본 점심으로 제공한 뒤 반별로 자율적으로 추가 음식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정한 메뉴로 점심을 해결했다.

1학년 손모(14)양은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새벽부터 집안 전체가 분주했다"고 말했다.

안양 평촌의 B 초등학교는 이날 갑작스러운 파업으로 급식을 준비하지 못해 전교생에게 고구마와 감자를 나눠주고 학부모들에게 연락해 도시락을 가져오게 하는 등 큰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인천시 계양구 C초등학교도 학교에서 제공한 빵과 우유, 푸딩으로 점심식사를 대체했다. 또 5·6학년 일부 교실에선 담임교사의 지도 아래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휴대용 가스버너를 이용해 직접 라면을 끓여 먹기도 했다.

이날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으로 경기지역 노조원 1천81명이 파업에 동참해 93개 학교에서 급식에 차질이 생겼고, 인천지역도 37개교에서 급식중단 사태를 빚었다.

인천지역은 파업을 예고해 상당수 학교에서는 고구마, 컵라면, 도시락, 빵 등을 제공했고 학생별로 추가 음식을 준비토록 해 큰 차질은 없었으나, 경기지역 일부 학교는 급식 종사자들이 갑자기 파업에 동참해 학교마다 급하게 대체식단을 준비하거나 단축수업을 하는 등 혼란을 빚었다.

특히 파업 이틀째를 맞는 21일에는 파업참여 인원과 급식중단 학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학생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급식 차질이 최소화되도록 학교측과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노조 측이 파업 기간을 이틀로 밝힌 만큼 다음주부터는 문제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엽·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