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곡가, 지휘자, 피아니스트, 록 밴드, 싱어송라이터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자취를 따라가며 음악의 역사와 음악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연대순으로 서술하는 보통의 역사서와는 다르다.
모차르트 다음으로 라디오 헤드에 관해 글이 이어지고, 중국의 고전 음악에 관해서도 썼으며, 말년의 브람스를 마지막 장에서 다뤘다.
17세기 초 춤곡부터 20세기 블루스와 록에 이르기까지 두세 개의 반복되는 베이스라인과 애가를 주제로 지난 음악의 역사를 다루고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등 음악의 대가들을 비롯하여 비요크, 라디오헤드 같은 현대 팝의 거장들을 심층 인터뷰하며 그 무엇으로도 가둘 수 없는 '시간의 예술'이라는 음악의 본질을 전한다.
본인이 처음 음악에 빠져들었던 때와 음악에 대한 생각을 가다듬어가는 과정을 돌아보면서 현재 고전음악이 처한 위치를 역사적 맥락에서 분석한다.
그는 고전음악이라는 표현을 경계한다. 20여 년 동안 음악의 세계에서 비평가로 살면서 클래식과 민속음악까지 두루 섭렵한 저자는 공허한 지적 우위에 빠져 '고전음악'을 지나치게 숭배하는 시시한 엘리트주의자들 때문에 고전음악(classical music)이 오늘날 죽은 음악처럼 간주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베토벤의 정신을 이어받은 음악이 오늘날에도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사라지고 현역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작곡가의 작품이 변방으로 내쫓기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