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교통량 급증' 우려해
거액들여 대비공사 하더니
롯데몰 등 오픈하기 전부터
'교통량 줄이겠다' 정책 변경
효과는커녕 시민 불편 가중

수원시가 롯데 수원역쇼핑타운 개장과 AK플라자 증축 등을 이유로 수원역 일대 교통총량을 줄여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마련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이 오히려 시민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2차례 용역을 통해 수원역 교통영향분석개선대책을 발표, 늘어나는 교통량에 대비해 수천억원을 들여 환승센터와 과선교 확장공사를 하고도 뒤늦게 전체 교통량을 줄이는 관리정책을 도입해 당초 교통수요 조사가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2011년 수원시는 롯데 수원역쇼핑타운과 AK플라자 증축으로 인한 교통량 급증을 우려해 '수원역 교통영향분석 개선대책수립안'을 마련하고 600여억원을 들여 수원역고가도로(과선교) 확장공사를 마쳤으며, 649억원을 투입한 환승센터는 2016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원시는 두 쇼핑센터가 개점하기 전인 지난달 17일 돌연 '사전예약제'와 '수원역민자역사 주차요금 인상'을 포함한 '교통수요관리정책'을 발표했다. 수원역 일대의 교통 총량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통수요관리정책은 정확한 수요조사도 실시하지 않았고, 근거법도 없어 법적 구속력조차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원시의 이런 행정은 이미 잠실 제2롯데월드에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있는 서울시가 도입 전에 1차 현장테스트, 예약제 시범운영 등을 통해 적용후 상황을 예측하고 대비한 것과 비교된다.

특히 실제 주차할 수 있는 면적에 비해 사전예약제로 제한되는 주차면적이 지나치게 적다. 수원시가 2천300대 주차 규모의 롯데쇼핑타운 주차장에 대해 1시간에 500대까지만 사전예약이 가능토록 해 평균 쇼핑시간을 3시간으로 봤을때 1천500대만 상시 예약주차가 가능하게 됐다. 

이럴 경우 800여대의 주차공간이 비어있지만 주차예약이 마감됐기 때문에 주차공간이 있어도 주차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수원민자역사 주차요금을 전면 유료화하면서 그동안 수원역 환승객, AK플라자 이용자들에게 제공됐던 1시간 무료주차 및 할인제도 전면 폐지, 수원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수원시가 고민끝에 내놓은 교통체증 완화대책이 오히려 수원역 일대 교통체증을 더 야기, 시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실제로 개점 첫 주말인 지난달 30일 롯데몰 앞 세화로는 평균 40km 속도로, 전 주말(23일) 42.3km보다 오히려 2.3km 줄어드는 등 체증완화 효과가 전혀 없었다.

롯데몰 관계자는 "사전예약제에 대한 충분한 검토시간이 없었고,입차 대수를 과학적으로 산출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역세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동참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해석해달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주차예약제와 요금제는 차량 이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번 수요관리정책이 자동차 이용 문화가 바뀌는 시발점인 만큼 긍정적으로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공지영·조윤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