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의 한의학┃이상곤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440쪽, 1만7천원.

전작에서 대중의 눈높이로, 현대인의 건강 수요에 맞춰 한의학의 오래된 역사와 지혜를 소개한 바 있는 이상곤 원장의 새 책이다.

조선 한의학의 지식과 기술의 정수가 응집되어 있었을 조선 왕실의 의료와 의학, 그리고 그 발전 과정을 소개한다.

이상곤 원장은 왕의 한의학을 네 가지 측면에서 이해한다. 첫 번째, 조선 왕실의 의료는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사항이었다.

종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죽은 문종, 과다 출혈 사고로 종기 치료 중 목숨을 잃은 효종, 개혁 정치 추진 중 종기를 다스리다가 죽은 정조 등의 죽음은 곧바로 쿠데타, 북벌 정책의 좌절, 개혁 정치의 쇠퇴 및 왕조 멸망의 가속화 등을 낳았다.

또한 왕의 육체가 조선 왕조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바로미터이며, 기존의 역사 연구나 해석을 보완해 줄 수 있음을 강조한다. 그는 특히 조선 왕 독살설에 대한 한의학적 접근 견해를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정조는 암살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인에게도 곧바로 활용 가능한 건강 지혜를 알려준다.

조선 왕실에서 이루어진 처방들은 사실 당대 조선 의학이 가진 최고의 지식과 기술이 응집되어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금 한의원에서 쓰고 있는 많은 처방들 중에는 왕실 의료에서 개발되고 발전되어 현대까지 계승된 것들이 많다.

/민정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