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급 간부 갈등심화 '통솔문제'
리모델링 3월 마무리 스포츠센터
이용 많은 시설 제외 '전시성' 논란
완공 후 천장구조물·지붕 붕괴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하 재단)이 방만한 경영과 제대로 된 축구 진흥사업을 펼칠 수 없었던 것은 경기도와 수원시의 제도적인 허점에서 비롯됐다.
재단의 모든 운영은 이사회를 통해서 결정되지만, 실제로 사업에 대한 시행은 경기도와 수원시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즉, 축구 진흥 사업을 실시하려면 경기도와 수원시 모두에게 협조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2곳의 지방자치단체 중 1곳에서 반대하면 그 사업은 진행할 수 없다.
2개의 지방자치단체가 존재하는 까닭에 재단 직원들은 경기도와 수원시를 오가며 결재를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재단은 사업하는 것을 꺼려한다. 이는 축구진흥사업을 하지 않는 빌미가 됐다.
직원들의 업무 능력도 비효율적이다. 재단은 지난해 6월 1본부 1실 6팀으로 조직을 꾸렸다. 관리본부 아래에 GWP팀·경영지원팀·시설관리팀·시설운영팀과 사업전략실을 두고, 사업전략실 밑에 신사업개발팀과 스포츠마케팅팀의 조직을 구축했다.
더불어 사무총장은 간부(2~4급)를 대상으로 복수직급제를 도입해 과감한 인사쇄신을 단행했다. 4급 직원들을 대거 팀장으로 올려 기존 3급 팀장들과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 단행은 직원간 불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새로 신설된 사업전략실장은 재단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간부가 맡았으나, 6개월 만에 스포츠센터 TF팀장으로 밀려났고, 그 자리에는 실장 밑에 있던 팀장이 올라가는 등 직원들간 불협화음을 야기시켰다.
또 3급과 4급 직원의 상·하 위치가 뒤바뀌면서 통솔에 대한 문제도 나타났다.
이로 인해 일부 직원은 '사무총장과 관리본부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평불만을 늘어놓았고, 결국 조직이 와해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재단의 조직력 문제는 안전문제와도 연결됐다. 재단은 지난 3월 노후시설 교체와 고객 안전시설 보강, 휴게공간 개선, 최신 자동화 전산시스템 도입 등의 편의시설을 개·보수해 스포츠센터를 재개장했다.
하지만 스포츠센터 리모델링이 전시성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주로 로비 입구와 사우나실의 사물함 등만 교체했을 뿐 회원들이 자주 사용하는 수영장과 스쿼시장, 피트니스장, 골프장 등은 고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리모델링 후 안전불감증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센터내 수영장의 천장 구조물이 떨어져 자칫 인명사고가 날 뻔했고, 스포츠센터 로비 입구는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포츠센터를 이용한 한 회원은 "당시 스포츠센터 리모델링은 회원들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는 전시성 공사였다"면서 "현재도 재단이 회원들의 편의시설 및 건의 사항을 묵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창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