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조성이 시작된 안산 고잔신도시는 분당·일산·평촌·중동·상동 등 1기 및 화성 동탄, 수원 광교 등 2기 신도시들과 달리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했다. 90년대 초 LH의 전신인 토공과 주공이 추진한 1기 신도시보다 저밀도로 계획하고 녹지비율도 높였다. 인구밀도는 157명/㏊로 분당(198명/㏊), 일산(176명/㏊)보다 낮고, 녹지비율은 23%로 일산 (22.5%), 분당(19%)보다 높은데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그때나 지금이나 '신도시'란 명칭이 낯설다.

공업단지 배후도시, 시화호를 둘러싼 환경오염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런저런 이유중 하나는 폭 1~2m인 협소한 보도로 신도시가 조성됐는데도 안산시가 덜커덕 수공으로부터 인수받았다는 것이다. 등하교 학생들에게는 정말 '고통 길'이다. 엄마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에 시는 지난 2008년부터 신도시 보행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 폭 5m까지 보도를 확장하기 위해 지난해까지 7년동안 총 30여억원을 투입해 매년 0.7~1.28㎞를 개선했지만 전체 13.2㎞ 중 겨우 5.07㎞만 완료했다. 남은 8.13㎞는 오는 2022년까지 최소 50억원 이상을 더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수공이 투입했어야 할 돈과 노력을 안산시가 하고 있다.

상업지역 면적 역시 3.1%로 다른 신도시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도 광덕로를 중심으로 집중 배치한데다 공용 주차장 역시 턱없이 부족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공이 고잔신도시에 이어 시화호 북측간척지내 983만6천㎡ 규모로 조성하는 시화MTV사업의 인수인계 협의가 지난해 12월부터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핵심 중 하나인 해안도로 건설공사는 지난해 11월26일에야 입찰공고가 났다. 외곽간선도로 개설·MTV IC 개통 등 주요 교통대책이 크게 변경되거나 늦어지면서 입주 기업들이 최소 10여년 동안 최악의 교통대란을 겪을 전망이다. 노외 주차장 부지 면적이 8만4천693㎡(0.86%)에 그치고 있어 주차 전쟁도 예상된다. 상업지역도 무려 9.3%에 이르는데다 시화호쪽에 집중배치돼 고잔신도시 상가의 전철을 밟은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산시가 고잔신도시 인수과정에서의 우를 또다시 범하지 않기 바란다.

/이재규 지역사회부(안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