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구연·미술교실등 10년 넘게 봉사
"퇴원 후 건강하게 다시 올 때 큰 보람
앞으로도 10년 이상 함께 하고 싶어"


가천대 길병원 본관 8층 소아병동에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 있다. '아름인(人) 도서관'은 길병원이 2002년부터 소아병동에 입원한 아이들과 보호자들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작은 책방이다.

2천여권의 책이 있는 아름인 도서관에서는 일반적인 책 대여는 물론 동화구연, 미술교실 등 입원해 있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이 매일 진행된다.

선우영희(60)씨는 아름인 도서관이 문을 연 2002년부터 10년 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 곳의 터줏대감이다.

선우씨는 1988년부터 길병원 근처에 있는 중앙도서관에서 공예교실과 동화구연 강사로 봉사활동을 해 오다 2002년 우연찮게 길병원 도서관에서 독서교실 강사로 봉사활동을 한 게 인연이돼 지금껏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 책 봉사를 이어 나가고 있다.

선우씨는 "입원해 있는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책을 움켜 쥐고 읽는 것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며 "몸이 아픈 아이들이지만 희망과 즐거움을 주고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도서관에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선우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이들이 퇴원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도서관을 찾아 올 때가 가장 기쁘다고 했다.

그는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들은 아프니까 책을 빌려가는 횟수도 적고 그렇게 많이 읽지도 않는데 회복기에 올수록 도서관을 자주 찾고 책도 많이 빌려가 읽는다"며 "가끔 퇴원 후 도서관을 찾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가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때가 가장 보람있는 순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름인 도서관을 찾는 환자 수는 하루 평균 60여명. 이 곳에서 진행하는 동화구연이나 마술쇼 등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들도 100여명(주 2회)이 넘는다고 한다.

몸과 마음이 지친 아이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또다른 '의사' 역할을 아름인 도서관이 하고 있는 것이다.

선우씨는 "오히려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 병원에 더 감사하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앞으로 10년 이상은 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