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3년간 학교 생활을 좌우해요.”
입학을 앞둔 예비 중·고등학생들이 첫인상을 결정짓는 예비소집일의 사복 차림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첫인상으로 3년간 ‘왕따’ 또는 ‘그룹’이 결정지어지기 때문.
특히 교복 공동 구매 업체 선정에 차질을 빚는 일부 학교는 학기가 시작돼도 한동안 사복 등교를 계속할 수밖에 없어 유행과 첫인상에 민감한 사춘기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은 경제적 부담 등으로 시름이 늘고 있다.
고등학교 예비소집일을 이틀 앞둔 2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팔달구의 한 백화점과 인근 상점들에서는 부모와 함께 옷을 사러 나온 예비 중·고등학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예비 고등학생인 박모(17)양은 유명브랜드 매장의 코트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전송했다. 소위 ‘잘나가는’ 친구의 조언을 듣고 옷을 사기 위해서다. 박양 또래에서는 ‘옷 잘입는 친구는 잘나가는 친구’의 공식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박양은 “예비소집일은 친구들을 만나는 첫날인 만큼 최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싶다”며 “첫날부터 옷차림이 이상하면 3년 내내 친구를 사귀기는커녕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자신의 옷을 여러 장 찍은 뒤 인터넷이나 SNS에 올려 예비소집일 코디를 또래 친구들로부터 상담 받기도 한다.
특히 올해는 학교 주관의 교복 공동구매로 경인지역의 일부 학교들이 교복 공급 업체를 선정하지 못하면서 한동안 학생들의 사복 등교가 불가피해 학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늘었다.
경기도내 중학교 23개와 고등학교 8개, 인천시내 중학교 5개와 고등학교 2개는 입찰 업체가 없어 선정이 무산, 공급 업체가 선정될 때까지 사복을 입고 등교해야 한다.
학부모 조모(41·여)씨는 “아이가 기죽지 않았으면 해서 옷을 사러 나왔지만 몇 벌을 사줘야 할지 난감하다”며 “옷을 사도 한참 성장기 아이들이라 금방 못 입게 될까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복 공급 업체가 가능한 한 빨리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체육복 등교 등 일선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조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조윤영기자
예비중고생 소집일 ‘패션배틀’?
“첫인상 중요” 옷코디 집중
교복공동구매 차질에 사복
입력 2015-02-03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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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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