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억에 남는 일을 골라본다면? 내게는 중구에 위치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음식과 문학에 관련된 인문학 강의를 들었던 것이 가장 인상 깊게 남아 있다.

지난해 2학기 초 어느 날 선생님께서 강좌를 하나 추천해 주셨다. 바로 ‘한국문학에 나타난 음식과 요리’를 주제로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진행하는 강좌였다.

문학에 크게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었고 작가가 돼, 시나 소설을 써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지만,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수업 대신 다른 화제를 꺼내니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 또 지금의 내 학교 전공인 ‘외식조리’와 관련이 있는 주제여서 내게는 더 솔깃하게 들렸다.

‘문학’과 ‘음식’이라는 주제가 어떤 방식으로 강좌에서 다뤄질지 궁금해 친구를 설득해 같이 강의를 듣기로 하고 수강신청을 했다.

강좌 첫날, 고교생이나 대학생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적게는 20대부터 많게는 40~50대까지 정말 다양 연령대의 시민들이 찾아올 정도로 관심은 뜨거웠다. 교복을 입은 학생은 우리 둘뿐 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첫 강의부터 마지막 강의까지 11차례의 강의는 딱딱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이 재밌게 진행됐다. 강의를 이끌어 준 열한 명의 선생님들은 교과서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문학 작품과 또 그런 작품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방법을 알려주셨다. 그것은 작품과 작가에 대한 배경 지식일 때도 있었고 주제나 시대와 관련된 가치관일 때도 있었다. 또는 내 전공과 관련된 음식과 조리를 바라보는 시선일 때도 있었다.

사실 나와 같은 평범한 고등학생은 문학 작품을 대하면 대부분 반사적으로 작품의 특징과 주제, 문장 구조 등을 살피게 된다. 교과서식 접근이다. 하지만 강의를 듣고 난 후 가장 내게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작품을 둘러싼 시대적 배경과 작가와 주인공의 심리를 살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의 강의가 모두 끝난 지금, 당분간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 혹시 학교에서 문학 작품을 배우거나 읽는 도중 ‘2%’ 부족함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나는 강력하게 추천할 것이다. 한국근대문학관의 강의를 꼭 한번 맛보라고!

/지윤경 인천 영화관광경영고 2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