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출퇴근 대중교통 이용자들 매일 전쟁 치러
지하철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땐 70만명 이용
통일한국 전초기지 구축위해 반드시 건설해야


파주시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 접경도시다. 남북이 대치한 상황에서 파주는 ‘희망과 발전’이라는 단어를 잃어버렸다. 그러나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물자교역은 파주시를 전 세계에 알렸고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 이후 남북교류협력시대의 배후 관문으로 파주운정신도시 개발이 본격 추진됐다. 2000년 20만 명이던 인구는 교하·운정신도시 개발과 LG 디스플레이 등 기업들이 입주하면서 42만 명으로 급속하게 늘었다. 2012년 인구는 전년대비 27%나 증가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변모했다. 또한 파주시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도 230여 개 기업이 새로 들어서면서 3천800여 개의 기업이 자리한 기업도시가 됐다. 운정3지구와 추가적인 산업단지 개발이 완료되면 파주시는 70만 인구를 가진 거대 도시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이 같은 성장 파주시의 교통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파주시의 교통수단분담률은 도보를 제외하면 58%가 승용차고, 버스가 24%, 철도는 고작 5%(2012년)로 택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다 보니 서울로 출퇴근하는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긴 대기시간과 차내 혼잡으로 매일 전쟁을 치르다시피 하고 있다. 파주시의 성장 속도와 도시규모에 걸맞은 철도망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정부는 수도권을 1시간 내 이동할 수 있는 꿈의 교통수단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서울 삼성~고양 킨텍스(GTX ‘A’노선) 구간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GTX가 가장 필요했던 파주시는 50㎞ 거리제한에 묶여 애를 태웠지만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연장건설에 청신호가 켜졌다.

파주시가 시급하게 서둘러야 할 또 다른 교통수단은 지하철 3호선 파주 연장이다. 고양 일산신도시는 1996년 준공 당시 경의선과 일산선이 이미 운행됐으며 현재 KTX까지 연결돼 있다. 그런데도 GTX, 대곡~소사선 전철, 교외선 등을 또다시 추진하고 있다. 화성 동탄은 경부선과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운행 중인데도 수도권 KTX(수서~평택)와 GTX 건설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양주 별내·진접지구는 경춘선 외 별내선(8호선 연장)과 진접선(4호선 연장) 연장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3천630만㎡(택지개발 1천980만㎡, 산업단지 858만㎡ 등) 개발이 계획된 파주시는 오직 경의선 하나에 의존하고 있다. 일산 대화까지 운행되는 지하철 3호선을 운정신도시로 7㎞만 연장하면 파주시민 7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 GTX가 급행열차라면, 지하철 3호선은 고양과 서울의 중요한 거점을 연결해 주는 철도다. 파주·고양시 동 축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하철 3호선 지축역과 금촌역을 연결하는 가칭 ‘금촌·조리선’ 건설 역시 시급하다. 1972년에 개설된 통일로(국도1호선)는 서울~고양~파주를 연결하는 수도권 서북부 주요 간선 도로지만 대규모 개발에 따른 차량 증가로 극심한 교통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하루 4만3천여대가 통행하는 파주~서울(31㎞) 이동에 1시간 30분 이상 소요된다. 통일로 주변에는 삼송 5만9천명, 은평 4만9천명, 금촌 8만8천명 등 31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어 출퇴근 및 관광수요를 통일로 단독으로 처리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파주는 국도 1호선, 자유로, 경의선 철도가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남북교통의 중심지다. 하지만 현재의 교통망으로는 통일을 준비하기엔 역부족이다. 단기적으로 주민들의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고 성공적인 신도시 건설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통일한국의 전초기지 구축을 위해 GTX 파주건설, 운교선(대화~교하운정), 금촌·조리선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고 꼭 이루어야 한다. 철도는 그래서 파주의 희망이고, 꿈이다.

/이재홍 파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