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현장서 슬그머니 삭제
市 “현산 임의로… 문제 안돼”
시민단체 등 강경대응 예고
대기업 브랜드 명칭 사용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수원시립미술관 사태와 관련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과 수원시가 ‘아이파크’ 명칭 사용을 공식화하고 나서 이를 반대하는 시민, 예술단체가 범시민대책위를 꾸리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7일 수원 행궁동에 건설 중인 시립미술관 현장에 기존의 ‘(가칭)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공사현장 간판 대신, ‘가칭’이 빠진 ‘수원시립 아이파크 미술관’이라는 새 간판이 설치됐다.
공사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현산) 본사에서 ‘아이파크’라는 명칭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다고 이야기했고, 간판을 교체하는 김에 가칭을 뺀 새 간판으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미술관 명칭을 두고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현산이 상의도 없이 간판을 교체했지만, 정작 수원시는 간판 교체 사실도 모른 채 이날 정오가 지나서야 시민들의 제보로 알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홍가준 수원시 문화교육국장은 “현산측에서 시와 논의 없이 임의로 간판을 바꿨다”며 “현산 측에 왜 우리와 사전상의 없이 교체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과거 염태영 시장이 구두로 명칭을 양해하겠다고 현산과 약속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일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동안 명칭 사용을 반대해왔던 시민단체와 예술계는 강경한 대응을 예고하며 들끓고 있다.
‘수원시립미술관을 고민하는 사람들(이하 수미사)’ 관계자는 “시민들이 아이파크 명칭 사용을 반대하는 와중에 현 사태에 대해 시로부터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 더불어 기업이 시립미술관 이름을 정할 결정권도 없는데 임의적으로 바꾼 행위는 시민을 무시하는 말도 안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미술관 명칭 협의 과정은 시장이 아닌 시민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시도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있다. 앞으로 대책위 활동을 통해 기준과 원칙이 없는 수원시와 현산에 적극적인 항의활동을 할 것”이라고 강한 입장을 표현했다.
수미사는 모임의 성격을 시민 대책위원회로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수원 공공미술관 이름 바로잡기 네트워크(가칭)’을 결성할 계획이다.
수원미협, 수원예총 등 지역 예술단체도 개별 및 연석회의를 갖고 ‘아이파크 논란’에 대한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