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청렴도 평가 최하위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시·도교육청 중 최초로 전직원을 참여시킨 토크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일부 패널이 콘서트도중 과거 교사들의 촌지 문화에 대한 소개를 하자 교사와 직원들이 술렁이며 반발하는 등 오히려 갈등만 커졌다는 평가다.

특히 ‘청렴’ 콘서트라는 주제와 취지에 맞지 않게 콘서트 내내 패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토론만 진행하며 사고의 책임을 교직원으로 몰고가자 1천여명이 넘는 참석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도교육청은 1일 교직원 1천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 콘서트 ‘우리들의 약속’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도교육청이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최하위를 기록하자 불명예를 씻고 새롭게 시작하는 다짐을 하는 자리로 참석자들은 ‘나의 약속’을 통한 청렴서약을 한 뒤 청렴과 관련한 영상물을 관람했다.

하지만 영상물 관람후 토론회 순서에서 진행을 맡은 한 패널이 “10여 년 전 학교운영위 위원이었는데 알고 지내던 교감이 돈이 든 상자를 보여주곤 했다”고 말하자, 한 교사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런 소리 할거면 당장 나가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 교사의 항의에 수 십여명이 이곳저곳에 “그렇게 교사들을 내몰지 마라”며 소리를 지르는 등 동조하며 한동안 행사진행을 못할 정도로 혼란을 빚었다.

특히 청렴에 대한 토론이 잠시 진행된 후 나머지 토론내용이 세월호와 관련된 내용이었고, 이 과정에서 한 패널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교육계에 있다”고 지적하자, 일부 교사들이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은 선장과 선주에게 있는 것이다. 우리는 안전교육을 철저히 시켰으니 그 마음을 이해해달라”고 반발했다.

참석한 교직원들은 한동안 술렁이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콘서트에 참석한 한 교직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하지만 책임을 교육계로 떠미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며 “교사들이 촌지를 자연스럽게 받는 것 처럼 거짓을 말해 일반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청렴콘서트 일부 내용이 취지와 다르게 참석자들에게 전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현·김범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