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피카소’로 불리는 고(故) 전혁림 화백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그의 업적을 기리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

이영미술관은 96세의 나이로 타계한 전 화백의 화업 80년을 총정리하는 의미로, 원로 시인 50여명이 참여하는 시화전을 개최한다.

지난 24일 이영미술관은 이들 시인과 기념 행사의 사전준비 격으로 첫 모임을 가졌다. 시인들은 이 자리에서 전 화백의 생전 영상과 그의 초기작품부터 유고작품을 두루 살펴보며 한국적 전통과 오방색의 강렬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세계를 공감했다.

생전 김춘수 시인과 각별한 정을 나누었던 전 화백은 시인들과 교류하며 그림과 시의 소통을 중요시 했다. 그는 “춘수의 시가 내 그림의 꽃이 되고, 내 그림이 춘수의 시에 꽃이 되었다”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시화전에는 김종길, 김후란, 허영자, 이근배, 김종해, 유안진, 천양희,신달자, 최동호 등 국내 유명시인들이 대거 참여해 전 화백의 작품세계를 각자의 시적 감성으로 표현한다.

이영미술관은 이들 시인이 창작한 시화전을 오는 9월 초순께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동시에 ‘화조도(1953)’, ‘산수도(1989)’, ‘통영항(2005)’, ‘새만다라(2007)’ 등 400여점에 달하는 전 화백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 화백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행사를 통해 한국 미술사에서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기념 도록 및 자료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김이환 관장은 “한국 현대미술계의 거장인 전혁림 화백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에 그가 사랑했던 시인들이 참여한 시화전을 열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작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보다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지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