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커뮤니티를 안 하면 학부모도 왕따?’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이 학급별로 모이는 ‘학부모 소셜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다.

13명의 학부모가 가입한 인천시의 한 초등학교 소셜 커뮤니티인 ‘학부모밴드’. ‘준비물 페트병은 1.5ℓ가 아니라 500㎖짜리 랍니다’, ‘스승의 날 학교에서 단기방학을 한대요’, ‘○○학원이 좋더라고요’ 등 학교 공지사항이나 교육 정보가 오가고 있었다.

학부모들은 자녀의 사진이나 친한 학부모들의 자녀들과 함께 놀러 갔다 온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댓글에는 ‘다음에 또 가요~’, ‘우리 아이도 다음엔 꼭 끼워줘요’라며 학부모들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 같이 ‘밴드’ 등 소셜 커뮤니티가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본의 아닌 ‘따돌림’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직장을 가진 부모나 한부모 가정, 스마트 기기 활용이 어려운 학부모는 자연스레 집단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 김정희(가명·40·여)씨는 “일을 하다가 학교에 신경을 못 써 뒤늦게 ‘학부모밴드’에 가입했는데 이미 친해진 엄마들끼리 아이들과 함께 놀이공원에 간 사진을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모임까지 하는 걸 보면 우리 아이도 소외감을 느꼈을까 봐 걱정됐다”고 토로했다.

같은 학년의 자녀를 둔 이나경(가명·39·여)씨도 얼마 전 채팅창에 어떤 학부모가 ‘우리 아이가 짝꿍에게 맞아 얼굴이 부었는데 이 아이 원래 그러냐’며 커뮤니티를 하지 않는 부모의 아이를 흉보는 글을 본 뒤부터는 실시간으로 커뮤니티 창을 확인한다.

이 씨는 “정보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되지만 아이에 대한 나쁜 말이 오갈 수도 있다고 생각해 (커뮤니티를) 시작했다”고 했다.

가천대학교 교육학과 박성희 교수는 “아이들에 대한 학교, 교육 정보가 부족하다 보니 유대를 통해 부모의 불안감을 해소하려고 모임을 갖는 현상으로 해석된다”며 “그러나 참여하지 못하는 학부모들과 그 가정을 배려하지 않고 소수 부모나 자녀를 배제하는 등 잘못 활용하게 되면 오히려 자녀교육에도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설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