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황실 관리기구서 발견… 조선·대한제국 다례 모든것
■역주 진전다례개요┃최소연 옮김, 민속원, 98쪽, 9천500원.

진전다례개요는 일제 강점기 조선 총독부에서 조선 왕족의 의전 및 조선 왕족과 관련된 사무를 담당하던 기구인 이왕직(李王職)에서 편찬했다.
최소연 한국차문화협회 이사장(인천시 무형문화재 규방다례 보유자)이 일본의 황실 관리기구인 국내청의 서릉부 서고에 소장된 이 자료를 우연한 기회에 발견해 연구에 착수해 내 놓은 결과물이다.
저자는 “이 책이 조선과 대한제국기의 다례에 관해 정리해 놓은 자료로, 진전에서 거행된 다례를 살펴보며 제사에서 다례가 어떻게 행해졌는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자는 최근 작고한 자신의 모친 이귀례 전 한국차문화협회 명예이사장의 49제를 맞아 이 책을 출간했다.
▶문화
문갑도 출신 시인의 인천섬 역사·문화·자연 종합보고서
■흔들리는 생명의 땅, 섬┃이세기 지음, 한겨레출판, 334쪽, 1만3천원.

저자는 육지 사람들이 섬을 단순한 여행지로 보거나 지친 일상의 고단함을 달랠 수 있는 낭만적 공간으로 보는 통념에 대해 ‘섬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한다. 섬 나름의 역사와 문화를 겪은 사람이 섬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오랫동안 사료를 뒤지고, 섬사람들을 만나고, 섬들을 걸으며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바탕으로 인천의 섬을 인문적 성찰의 공간으로 다시 그렸다. 그가 본 인천 섬들은 아름답고 슬펐다. 원시의 숨결을 간직한 자연 경관은 아름답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품 또한 아름답지만 그 삶은 슬프다고 했다.
경제적 자립 기반이 약하기에 생활환경은 척박하고, 나날의 삶은 고군분투의 연속이다. 게다가 접경 지역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분단의 아픔이 더해지고, 최근에는 개발 광풍이 불면서 섬이 개인에게 팔리고 자연환경마저 파괴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 책은 섬의 아름다움을 살리고 슬픔은 줄이는, 또 육지의 이해와도 부응하는 ‘상생(相生)의 길’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에세이
삶에 잠시 브레이크 걸기… 완보로 바라본 세상이야기
■걷자생존-두 발로 생각하라┃ 고재경 지음, 푸른향기, 196쪽, 1만 2천원.

저자 고재경 교수는 영국 에버딘 대학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한 영문학자이지만 누구보다 우리말 에세이를 즐겨 쓰는 수필가다. 전작인 ‘넝마주이와 훈장’에 이어 두 번째 펴낸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문제인 집단광기와 빠르게 변화하는 고속질주시대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있다. 동시에 삶 속에서 잠시 멈출 수 있는 브레이크가 필요함을 강조하며 ‘다운시프트(downshift)’를 실천할 것을 독자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전철이나 자동차 등 현대문명의 기기를 이용하지 않고 걷기나 산책을 통해 신체건강을 챙기고, 한 걸음 한 걸음을 내디디며 생각을 정리하고 한번 더 삶을 되돌아보는 여유를 가지자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 ‘시간의 노예’가 아닌 ‘시간의 주인’이 될 것을 덧붙여 말하고 있다.
저자는 독일의 철학자 니체를 예를 들며 “걷기를 통해 ‘차라투스트라’를 만났듯이 걷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고 자신의 미래를 만나라”고 조언한다.
/김성호·유은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