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격실시 여부 문의 빗발쳐
軍 대책없이 정상훈련 진행
“모방범죄 생길까 조마조마”
예비군 창설이래 처음으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경인일보 5월 14일자 22면 보도)에 훈련을 앞둔 예비군들이 안전 위험을 우려, 잇따라 연기신청을 내는 등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도내 10곳의 지역 예비군 동대 확인결과 예비군 훈련 연기 및 사격훈련 실시 여부에 대한 문의가 빗발쳤다.
수원의 한 예비군 동대 김모(24) 상병은 “사고가 난 직후 10여명의 예비군들이 훈련실시 여부를 물었고, 일부는 훈련을 연기했다”며 “병원 진단서 등 관련 서류가 있으면 훈련 전날이라도 연기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산에 사는 예비군 이모(28·6년차)씨 역시 오는 18일로 예정된 향방작계훈련을 연기했다. 이씨는 “목숨을 걸고 예비군 훈련에 참여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느냐”며 “개선책이 나올 때까지 훈련을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사고로 훈련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내는 예비군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군은 ‘안전수칙 준수’ 등의 내용이 담긴 재발방지 대책을 각급 부대에 내려보냈을 뿐, 별다른 대책 없이 사격훈련을 포함한 예비군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이날 오후 화성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훈련을 받던 최모(25·2년차)씨는 “총이 거치대에 고정돼 있다고 안심을 시키던데, 세게 당기면 총기를 빼낼 수 있을 것 같아 불안하다”며 “사격훈련이 그대로 진행되는데 모방범죄가 날까 조마조마하다”고 털어놨다.
군 관계자는 “서울 서초구 총기사고 사례를 각 예하 부대에 전달하면서 사격장 안전관리 강화를 지시했다”며 “예비군 훈련일정을 변경하거나 사격훈련을 중지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이날 오후 2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서울 내곡동 동원훈련장 예비군들을 전원 퇴소조치했다.
/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