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자녀 학교주변 배회 속
청정지역으로 ‘휴가’ 잇따라
메르스 확산으로 경기도내 학교 상당수가 휴업하면서 일부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은 학교를 가지 못해 피시방을 전전하는데 반해 일부는 자녀 휴업에 맞춰 메르스를 피해 청정지역으로 피난(?) 여행을 떠나는 등 예방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초등학생 딸을 둔 정모(41·여)씨는 메르스 때문에 3일부터 학교가 휴업을 했지만 딸을 학교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정씨는 메르스 감염이 걱정됐지만 맞벌이 때문에 딸을 돌볼 수가 없어 고민 끝에 등교를 결정한 것이다. 정씨의 딸처럼 휴업에도 불구 등교한 학생은 이 학교에만 100여명.
이 학교는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을 위해 돌봄교실을 실시해 교사의 지도 아래에 독서를 하거나 자율활동 등을 실시했다.
정씨의 딸처럼 학교에 등교하지 않은 일부 학생들은 피시방 등지를 전전하고 있었다. 도내 최초로 휴업을 한 학교의 인근 피시방에는 이날 오전부터 초·중학생들이 몰려와 게임을 하면서 음식을 시켜먹는 등 하루 종일 북적였다.
황모(15)군은 “부모님이 모두 출근해서 친구 6명과 함께 피시방에 왔다”며 “막상 자전거를 타려고 했는데 딱히 갈 곳이 없어 이곳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반면 메르스로 휴업이 잇따르면서 자녀들과 함께 피난여행(?)을 떠나는 가족들도 잇따랐다.
초·중학생 자녀를 둔 박모(46)씨는 지난 3일 학교 휴업에 맞춰 휴가를 내고 가족들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 영월로 떠났다. 또 초등학생 자녀를 둔 최모(48)씨 역시 3일 자녀가 휴업을 하자 청정지역인 강원도 평창 산속의 한 펜션으로 출발했다. 최씨는 메르스 확산 추이를 본 뒤 돌아오는 일정을 정하기로 했다.
특히 비교적 휴가를 내기 쉬운 외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강원도 영월, 부산 등지로 메르스를 피해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잇따르고 있다.
박씨는 “메르스 때문에 경기도에 있기 두려워 잠잠해질 때까지 강원도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
[메르스 공포 확산] 휴업 학부모 엇갈린 대응
PC방 vs 피난여행… 메르스 예방 양극화
입력 2015-06-0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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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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