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경기 남부권 7개 지역 학교의 휴업령이 내려지면서 이 지역 고3 수험생들의 진학상담 등 대입일정 전반에 걸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9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수원·평택·화성·오산·용인·안성·부천 등 도내 7개 지역 학교에 대해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전면 휴업령이 내려졌고, 일부 지역의 경우 학교장의 재량으로 자체 휴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재 도내 전체 학교 3천457곳 중 1천686곳이 휴업 중이다.

이 가운데 고등학교는 182개교가 휴업을 하면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는 물론 학교 측도 진학상담 등에 차질이 불가피해 혼란에 빠졌다.

고등학교도 초·중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사 일정이 중단된 것은 물론 학습지도, 진학상담, 자율학습 등이 올스톱됐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의 경우 당장 이달 하순이나 다음 달 초 예정된 기말고사 성적이 수시전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휴업에 따른 수험생의 개인별 피해는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또 지난 4일 치른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로 개인별 진학상담을 진행해야하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사들도 9월 초 시작되는 수시전형을 앞두고 과목별 수행평가를 진행하고 학생별 포트폴리오를 점검하는 상황에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도내 한 고교의 3학년 담임 교사는 “모의평가 성적을 토대로 진학할 대학군을 상담하고 기말고사까지 고삐를 당겨야 할 시점에 갑자기 휴업을 해 학생들이 불안해 하고, 동기부여가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며 “아이들과 단절된 상태에서 일일이 전화로 지도하기도 어렵고, 어찌해야 할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고3 학생들에 한해 자습용 교실을 개방하거나 자율등교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학교측은 도교육청 지침에 따라 개방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도교육청은 집단생활에 따른 감염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휴업령이 내려진 지역에 대해서는 초등학교의 돌봄교실만 제한적으로 개방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수원의 한 학부모는 “학교 친구들과 떨어져 홀로 집에 머물면서 아이가 심리적 고립감과 불안감이 크다”며 “도서관도 메르스 때문에 보낼 수 없고 집에 두자니 학습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대현기자 kimd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