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블 이야기┃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판미동. 456쪽. 1만5천원.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손은 매의 횟대 노릇만 하게 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야생은 인간 영혼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저자 헬렌 맥도널드는 슬픔을 자연에 의탁해 망각한 채 고통에 무뎌지는 방식이 아닌, 슬픔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여정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그녀는 사진 저널리스트인 아버지를 따라 자연을 누비던 중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충격을 받고 세상과 담을 쌓는다. 우울한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매 사육’에 도전하고, 야생 참매 ‘메이블’을 만난다.

‘메이블 이야기’는 야생 참매를 사육하며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나가는 법, 그리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는 저자 자신의 모습을 그려냈다. 자신이 만든 슬픔의 울타리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유명인이 쓴 자서전이나 자기계발서가 아닌, 평범한 여성의 지극히 개인적인 회고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욕 타임스나 가디언 등 세계 유수 언론으로부터 찬사를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고,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존슨상’을 받는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슬픔과 매를 길들이는 과정, 자연 속 생명의 경이로움을 꾸밈없이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생명과 죽음, 상실과 치유를 아우르는 잔잔한 위로를 독자들에게 건넨다.

/유은총기자 yooec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