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학도 위기를 피할 수 없다


인천도 학령인구 감소·재정난 등 곤경, 인건비·시설보수비 등 절감만
한계 봉착·교육 질 저하 우려… 교육부 정원 감축 유도에 커지는 고민


인천지역 대학가 외국인 학생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수도권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모집이나 국책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경인여자대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강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4.9.27/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대학의 위기'가 더는 비수도권 대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천 대학들도 학령인구 감소와 신입생 결원, 재정 부담 등으로 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최근 외국인 유학생 모집 확대, 국책사업 유치 등에 대학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다.

■10여년간 동결된 등록금, 매년 오르는 교육비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인천 대학들도 2011년부터 등록금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국립대인 인천대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줄곧 등록금을 낮추다가 2021년부터 올해까지는 등록금을 동결했다. 사립대인 인하대도 2011년부터 올해까지 등록금을 올리지 않았다.

인천의 다른 대학들도 학생 수 감소,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등록금을 한두 차례 인상했을 뿐이다. 10년간 등록금을 동결해 온 인하공전은 2022년에만 1% 미만으로 등록금을 올렸다. 경인여대는 2022년(1.1%), 2023년(3.8%) 두 차례 올렸다. 재능대는 올해 16년 만에 신입생만 등록금을 4.9% 인상했다.

물가 상승 등으로 각 대학이 지출하는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도서 구입비, 기계·기구 구입비, 실험·실습비 등 매년 대학의 교육활동에 쓰이는 총교육비를 그해 재학생 수로 나눈 비용이다. 교육부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지표를 보면 인하대, 인천대는 최근 5년간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눈에 띄게 늘었다. 재능대는 2020년 이후, 경인여대는 2021년 이후 매년 올랐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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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0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분석해 내놓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지표 2024' 자료를 보면 한국 대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1만3천573달러로, OECD 평균 2만499달러의 66.2%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 지표에서 공교육비는 정부, 가계 등이 공교육에 지출한 모든 비용을 말한다.

재정난을 겪는 대학들의 학생 1인당 교육비 증가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 한 대학 관계자는 "등록금 수입이 정해져 있는데, 학생들의 실습·실험에 사용되는 소모품 구매 비용 등은 꾸준히 상승해 교육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들은 인건비, 시설보수비 등에서 비용 절감을 꾀하고 있으나 한계에 봉착했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강사에게 지급하는 강의료도 최근 5년간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지역 대학가 외국인 학생들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부담이 현실화되면서 수도권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 모집이나 국책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은 27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경인여자대학교 어학당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어 강의를 듣고 있다. 2024.9.27/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학령인구 감소 여파 '정원 축소', '신입생 결원' 불가피

학령인구 감소 영향으로 수도권 일부 대학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학령인구(6~21세)는 2010년 995만명에서 2020년 788만8천명으로 약 200만명이 감소했다. 올해 학령인구는 714만7천명(이상 통계청 집계)으로 더 줄었다.

인천에선 경인여대와 재능대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신입생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등 국책사업 평가 지표 중 하나로 정원 감축 정도를 활용하고 있다.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국책사업 유치가 반드시 필요한 대학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인천의 다른 대학 관계자는 "재정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정부 사업을 따내 부족한 재정을 채워야만 한다"면서 "신입생 모집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것이 대학 재정에 도움이 되는데 점차 정원을 줄여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