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노인도 면허 없이 살고 싶다

(上) 이들이 운전대를 놓지 못하는 이유


교통약자 편의 저상버스 태부족

도입률 道 남부 50%, 북부는 33%
수요응답형 운영도 시군 16곳뿐
대중교통 이용 줄고 자차는 늘어


똑버스
노인을 비롯한 교통 약자들을 위한 수요응답형 버스인 '똑버스'는 택시업계 등의 반발로 31개 시·군중 16개에서만 운행되고 있다. /경인일보DB

운전면허 반납 시기에 다다른 고령 운전자들이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된 이동권을 보장받지 못해 여전히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통 환경이 열악한 경기 북부지역은 물론 경기 남부지역 역시 고령자 등 교통약자의 이동 편의성을 높일 저상버스 보급이 턱없이 부족, 노인들은 외출 시 교통수단으로 대중교통보다 자가용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4일 보건복지부의 '2023 노인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출할 때 주로 이용하는 교통수단으로 자가용을 선택한 노인 비율은 지난 2017년 25.1%에서 지난해 28.2%로 소폭 상승했다. → 표 참조


반면, 대중교통 이용률은 같은 기간 70.7%에서 68.1%로 오히려 하락했다. 정부가 고령 운전자의 조기 면허 반납을 목표로 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데 반해, 오히려 노인들의 자가용 활용 비중은 더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조사에 응답한 노인들은 '외출할 때 겪는 불편 사항'으로 '버스 이용(15.4%)', '교통수단 부족(9.1%)', '노인을 배려하지 않는 교통 편의시설(4.9%)' 등을 꼽았다. 자가용을 대체해 줄 교통수단이 부족하거나, 있더라도 이용에 불편을 겪어 결국 자가용을 포기하지 못하는 노인 비중이 줄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저상버스.jpg
교통 약자를 고려한 저상버스의 경우 경기 북부 도입률이 33%에 그칠 정도로 부족한 현실이다. /경인일보DB

노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의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저상버스마저 보급률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시·군에서 운행 중인 시내 저상버스 도입률은 경기 남부의 경우 50.4%로 겨우 절반을 넘겼으나, 경기 북부는 33.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응답형으로 도가 운영하고 있는 '똑버스' 역시 도내 31개 시·군 중 16곳에서만 운행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수요응답형 버스는 택시 등 업계의 반발로 일부 지자체에서 도입이 무산됐다"며 "3개 시·군에서 수요응답형 버스 운행을 신청한 상태고, 일부 교통 소외지역에 비효율적으로 운행되는 시내버스 노선을 똑버스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상버스에 대해선 "노후된 시내버스의 교체 시기가 된 차량을 저상버스로 바꾸고 있는데, 일부 지자체는 아직 시기가 안 된 차량들이 많다"며 "현재 3천499대인 도내 저상버스를 오는 2026년까지 5천840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강·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