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노인도 면허 없이 살고싶다
(下) 맞춤형 이동권 대책 필요
경기도 수요응답형 '똑버스' 운영
고정 노선·배차 간격 없이 탄력적
전화호출 85% 고령자, 높은 호응
안산시 대부도에 사는 한 80대 부부는 고령의 나이에도 남편 A씨가 직접 운전하는 자가 차량으로 일상을 유지해 왔다. 운전 능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일반 대중교통은 이용하기 불편해 마땅한 대체 교통수단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경기도의 '똑버스(수요응답형 버스)' 때문에 운전면허를 반납할 수 있었다. 다만 노인들에게 익숙지않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일반 전화로도 똑버스를 부를 수 있게 된 덕분이었다.
고령 운전자의 자발적인 운전면허 반납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할 대체 교통수단 마련이 시급한 가운데, 전화 호출 서비스를 활용한 똑버스 등 '맞춤형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한 복지회관 앞에서 만난 똑버스 운전기사 B(52)씨는 "1년 4개월째 일하고 있는데 전화 호출 서비스가 알려진 이후 어르신 단골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며 "일반 버스정류장은 경로당에서 2~3㎞ 걸어나와야 했는데 똑버스는 바로 앞에 정차해 만족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교통공사는 지난해 3월 처음 똑버스를 도입, 현재는 안산시 등 16개 시·군에서 운영 중이다. 정해진 노선이나 배차간격 없이 승객 호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방식이다. 당초 스마트폰 앱으로만 예약을 받았으나,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현재는 고령인구가 많은 11개 시·군에 전화 호출 서비스도 도입했다.
이 서비스의 이용자는 대부분 고령자다. 전화 호출 접수를 받는 똑버스 콜센터의 전체 이용자 중 85%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처럼 자발적 운전면허 반납을 이끌어 내기 위한 맞춤형 고령 운전자 정책과 방안을 더 다양하고 넓은 범위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수요응답형 버스는 운전 대신 이동권을 보장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경기도는 수도권과 외곽 지역 간 교통인프라 격차가 큰 만큼, 다양한 대체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마주영·김태강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