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작가, 그래피티 작가 등 41점 출품
스타 경매사 진행으로 실제 옥션 방불해
낙찰 금액 절반은 낙찰자 이름으로 기부
“10년 이어오며 예술의 사회적 가치 실현”
“120만원, 120만원, 120만원…. 낙찰입니다!”
지난 7일 저녁 인천 부평아트센터 갤러리 꽃누리에서 ‘스타 경매사’ 김민서가 미팡 김상숙 작가의 회화 ‘바라보다’(2024, 캔버스에 아크릴, 60×72.7㎝)의 호가를 세 번 부르더니, “쾅”하고 경매봉을 내리찍으며 작품이 주인을 찾았음을 알렸습니다.
맞습니다. 부평아트센터 갤러리 꽃누리에 미술 작품 경매장이 열린 날이었습니다. 부평구문화재단이 10년 동안 해마다 개최한 부평옥션 ‘화이트 세일’ 제10회 행사였습니다.
이날 경매 행사에선 인천과 부평 지역 작가, 동시대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 그리고 문화도시부평 서브컬처 특성화 사업에 참여한 그래피티 작가들의 작품 총 41점이 나왔습니다.
이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진행한 출품작들의 프리뷰 전시를 통해 작품을 고른 서면 응찰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날 현장 경매에선 작품을 소장하려는 참가자들의 치열한 눈치 싸움과 호가 경쟁이 있었습니다. 10년째 ‘화이트 세일’ 경매를 맡고 있는 김민서 경매사의 매끄러운 진행이 정식 옥션의 풍경을 방불케 했습니다. 미술품 경매가 생소한 시민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였네요.
‘화이트 세일’은 공공 차원에서 개최하는 경매인 만큼 특별하게도 자선 행사의 성격도 가집니다. 우선 출품작 가격부터 전시·시장 가격보다 낮게 책정됩니다. 경매 후 낙찰 금액의 절반은 작가에게, 나머지 금액은 낙찰자의 이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입니다. 미술품 소장을 하면서, 낙찰자와 작가 모두 기부도 하는 방식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차준택 부평구청장, 이찬영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 정광훈 부평구문화재단 후원회장, 지역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는 ‘소성주’의 인천탁주 정규성 대표를 비롯한 많은 시민이 찾아왔습니다.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습니다. 서면 응찰까지 포함한 이날 경매 현장에서 출품작 절반이 소장자를 찾았습니다. 유찰된 작품들도 이달 24일까지 이어지는 경매 후 전시에서 계속 판매되니 관심 있는 시민은 ‘애프터 세일’에 참여해도 좋겠습니다.
이찬영 부평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부평옥션 ‘화이트 세일’을 시작한 2014년만해도 아직 인천 지역에 미술품 경매나 아트페어가 활성화되지 않은 시기라 의미가 큰 행사였다”며 “‘화이트 세일’은 예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함으로써 재단이 지역 문화예술의 주체로 성장하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