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탑역 흉기 난동 경찰 순찰 (15)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흉기 난동 예고 글이 올라온 지난 9월 성남시 야탑역 일대에서 경찰들이 순찰을 하고 있는 모습. 2024.9.22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지난 9월 ‘야탑역 살인 예고글’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려 지역사회를 불안하게 만든 글 작성자는 해당 사이트의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협박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아울러 해당 사이트 운영자 B씨, 다른 관리자 2명 등 20대 남성 3명을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방조 혐의로 입건했다.

A씨는 지난 9월 18일 자신이 관리하는 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게시판에 “야탑역 월요일 날 30명은 찌르고 죽는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캡처된 채로 SNS 등에 유포됐다.

A씨 등은 지난 4월부터 서울 모처에서 사무실을 차리고 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은 이번에 체포 또는 입건된 운영자 1명과 관리자 3명을 포함해 7명 남짓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당시 해당 사이트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안전 커뮤니티’, ‘IP 및 신상 걱정 없이 이용하는 사이트’라는 등의 소개글을 내걸기도 했다.

수사의 실마리는 국제 공조 덕에 풀렸다. 운영자 계정으로 미국 서버에 로그인한 IP의 접속 위치를 전달받은 경찰은 지난달 29일 서울 사무실 소재를 파악해 B씨 등 3명을 검거하고 사무실에 대한 강제수사를 진행했다. 당초 B씨 등은 협박범을 찾기 위한 경찰 수사의 참고인 신분이었는데, “우리도 글쓴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며 수사 협조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였다.

경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A씨의 신원을 특정, 지난 13일 오후 5시50분께 서울의 한 거리에서 그를 발견해 범행 59일 만에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대학에서 혹은 업무를 통해 만난 사이로 조사됐다. 일부는 온라인 사이트 운영에 종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B씨 등이 A씨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하거나 지시한 것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B씨 등은 A씨와 마찬가지로 현재 사이트 홍보를 위해 게시판에 올라온 음란 사이트 링크 등을 방치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받고 있다.

A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전망이다.

경찰은 범행 우려로 과도한 경찰력을 동원케 한 이들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별도의 민사소송 절차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A씨 등이 범행을 예고한 같은 달 23일에 기동순찰대와 기동대, 자율방범대 등 180여 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이후 동원 인력은 다소 줄었지만 두 달 가까이 현재까지 경력 동원이 이어지면서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경기남부청 사이버수사과 관계자는 “경력 동원 현황 등 자료와 비용을 종합해 구상권 청구나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 절차에 대한 진행을 적극 살피고 있다”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이트 차단을 요청 의뢰했으며, 재범과 모방범죄를 막는 데도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