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유죄… 엇갈린 여야 인천시당
국힘 “사필귀정” 민주 “재판 통해 정의”
1년 앞둔 선거, 친명-비명 주도권 다툴듯
혹은 견고한 결집 속 내부 잡음 적을지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송 인터뷰와 국정감사장에서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인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차기 대권 후보 1순위로 꼽히는 유력 정치인이, 의원직을 잃게 될 유죄 평결을 법원으로부터 받게 된 것입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게 됩니다. 또 10년간 피선거권도 박탈됩니다.
인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아 보입니다. 지역에 중요한 사안인 만큼 여·야 양당 인천시당은 판결 직후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민의힘 인천시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결과이며. 사필귀정(事必歸正)으로 결국 진실과 정의는 드러났다”며 “이번 판결이 공직자와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공정한 선거와 법치주의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은 “대한민국 사법정의가 살아있음을 믿고 있으며 남은 두 번의 재판 과정을 통해 정의와 원칙을 입증할 것”이라며 “국민께서 불평등한 사법 잣대에 대해 분노하고 계시고 ‘내로남불’ 정권의 민낯을 파헤치기 위해 시당 차원의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여당은 ‘사필귀정’이라는 글귀를 인용해 정리했고, 야당은 남은 두 번의 재판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이번 판결이 인천에서의 지역 정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있고,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우선 1년여가 지나면 지방선거가 진행됩니다. 지방선거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타당해 보입니다.
특히 당대표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번 지방선거를 노리는 민주당 인사들, 특히 친명·비명 사이의 주도권 싸움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친명을 내세우는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 사이에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결코 작은 사안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친명과 비명 사이의 셈법이 복잡해질 듯 합니다. 친명으로 분류 가능한 인사들은 당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중요하지 않은 문제로 다룰 것이고 반대로 비명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리스크로 인해 빚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부각하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오히려 당대표를 중심으로 당원들이 더 단단히 결집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당내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전보다 더 힘들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꼭 이번 판결이 아니더라도 이미 민주당은 대표가 당을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어 다른 계파도 없고,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힘든 정당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민주당 쪽에서 안타까운 것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이달 25일 위증교사 혐의 선고를 앞두고 있고, 대장동·백현동·성남FC 후원금 사건과 대북송금 의혹 등도 심리 중에 있습니다.
국민의힘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용산발 악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불거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당 인사들도 ‘친윤’을 내세우느냐 ‘친한’을 내세우느냐를 두고 셈법이 복잡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판단입니다. 친명·비명, 친윤·친한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가 인천을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인물인지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