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사상·운동’ 발표·토론내용 정리

‘양심선언’ 등 시대 반향 원고들 수록

■ 김지하를 다시 본다┃염무웅·이부영·유홍준·임진택 엮음. 개마서원 펴냄. 1천56쪽. 5만4천원

김지하시인추모문화제추진위원회가 ‘김지하를 다시 본다’를 출간했다. 책은 김지하 추모 1주기에 열린 ‘김지하 추모 학술 심포지엄’ 토론 자료를 정리하고, 다시 꼭 읽어야 할 김지하의 글을 모아 1천5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으로 꾸려졌다.

1부는 염무웅, 이부영, 유홍준, 임진택, 홍용희, 김사인 등 30여 명이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생명사상’이라는 주제 아래 ‘김지하의 문학과 예술, 미학’, ‘김지하의 그림과 글씨’, ‘민주화운동과 김지하’, ‘김지하의 생명사상과 생명운동’으로 나눠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한 후 정리한 내용과 종합토론한 내용을 정리했다.

2부는 ‘김지하가 남긴 글과 생각-생명의 길·개벽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김지하가 남긴 수많은 글 중 꼭 다시 읽어봐야 할 글을 골라 실었다. 암울한 시대에 수많은 젊은이를 위로하고 힘을 준 글 ‘양심선언’·‘나는 무죄이다’, 로터스상 수상 연설인 ‘창조적 통일을 위하여’, 환경오염과 기후 위기 등 현시대의 문제점을 수십 년 앞서서 말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한 ‘생명의 세계관 확립과 협동적 생존의 확장’·‘개벽과 생명운동’, 김지하가 남긴 생명사상을 살필 수 있는 ‘생명평화선언’ 등 김지하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원고들이 모였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김지하는 결국 흰 그늘이 서린 모란꽃을 화사한 채색화로 그리다 세상을 떠났다”며 “묵란으로 시작해 묵매로, 그리고 달마도로, 또 수묵산수화와 채색 모란도로 화제를 옮기며 생애 후반, 붓을 놓지 않은 김지하는 실로 위대한 현대 문인화가였다”고 했다.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는 “그는 정치투쟁의 일선에서 네 차례나 감옥을 경험하고 죽음의 위험을 통과한 뒤에야 영성과 생명이라는 결정적 화두에 이르렀다”며 “그 지난한 과정에는 오랜 시간의 가혹한 독방과 치열한 독서와 건곤일척의 사색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평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