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유형문화재 제416호 지정
초상화·화첩본 역사적 가치 증명
실학자 박규수의 ‘평혼의·간평의’
올해 ‘과학기술사 제19호’로 등록
실학박물관의 소장자료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과 더불어 경기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육 초상 일괄’은 2009년 실학박물관 개관 전후 청풍김씨 가문 기증유물 중 ‘대동법’으로 대표되는 실학자 ‘김육’에 대한 유물 5점으로, 초상화 3점과 초상함·흑장통이 있다. 김육 초상은 17세기 인물초상화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이며, 나머지 화첩본 1점은 화첩 형태로 장황 되었다. 김육 초상을 보관했다고 전해져 온 직사각형 목조궤인 ‘초상함’과 흑칠한 긴 원통형 합인 ‘흑장통’은 모두 김육 가문이 전하는 희소한 유형의 조선 왕실 공예품 장식이 부착된 자료이다.
‘김육 초상 일괄’은 조선시대 대동법으로 국가 재정의 제도화를 진전시킨 김육이라는 인물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하고 전해지는 유일한 사례이다. 특히 초상화와 화첩본은 17세기 전반 중국과의 문화적 교류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회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음에 주목,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416호로 지정됐다.
박규수의 ‘평혼의·간평의’는 과학기술사 분야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제19호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됐다. 실학자 박규수가 1850년대에 만든 평혼의·간평의는 혼천의를 간편화해 평면에 투영시킨 휴대용 관측 천문도로서 조선의 실학자들의 천문학에 대한 이해 수준과 과학기술적인 면을 볼 수 있다.
당시 용강지역의 북극 고도를 측정하고 노인성(남극성)을 관찰하는 등 천문관측에 몰두했던 박규수는 이 무렵 관측을 위한 천문의기인 평혼의를 손수 만들었던 것으로 추측되며, 이는 노인성을 관측할 때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간평의의 경우 박규수가 우르시스의 간평의를 더욱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한 것이다. 이는 조선시대에 제작돼 현전하는 지본 간평의로서 희귀성을 가지며, 평혼의는 천문학과 금속제 평혼의 제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규수의 학문사상을 조명하는 데도 유의미한 자료인 평혼의와 간평의는 올해 과학기술사 제19호로 등록됐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지정으로 소장자료의 가치를 인정받아 영광스럽다”며 “우수한 문화유산을 지속해서 발굴해 문화재 지정을 통한 지역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는 물론 문화재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