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 중 ‘조류 충돌’ 언급
안전성 문제로 조성 난항 예상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지역공항들의 안전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경기도가 추진중인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여론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사고 원인중 하나로 추정되는 가운데, 유력 후보지인 화성 화성호 간척지(화옹지구)가 무안지역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철새들이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된 게 주된 이유다.
30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10일 동안 화성호를 끼고 있는 남양만 지역에서 관찰된 조류는 1만4천549개체로, 무안공항 인근보다 2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공항을 끼고 있는 무안군 현경면·운남면 지역에선 같은 기간 7천465개체가 관찰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매해 겨울 철새가 많이 도래하는 주요 철새도래지를 조사해 ‘겨울철 조류 동시 센서스’를 발표한다.
화성의 화성호는 평택 서탄면, 이천 모가면과 함께 경기도가 정한 경기국제공항 유력 후보지 중 하나다.
현재까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조류 충돌이 거론되는 만큼, 도가 정한 후보지대로 공항이 추진될 경우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질 예정이다.
이날 무안공항에서 진행한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운항과 강정현 과장은 “교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오전 8시59분께 사고 여객기가 관제탑에 ‘구조 신호’(메이데이)를 세 차례에 걸쳐 보냈고 조류 충돌을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무안공항의 운항횟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로 전국 공항 중 가장 높다.
화성호 인근은 환경부가 조사한 전국 200곳의 철새도래지 중에서도 상위 10% 안에 들어갈 정도로 개체 수가 많은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다.
이에 이번 참사 이후 화성 내 환경단체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태다.
정한철 화성습지세계유산등재추진시민서포터즈 집행위원장은 “경기국제공항 후보지인 화성의 화성호 인근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한 무안공항 인근보다 2배 더 많은 철새가 찾아온다”며 “종류도 훨씬 많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 상관 없이 찾아오는 곳이 화성호다. 국제공항 운영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공항 추진 이전부터 환경단체들이 지속해온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