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이영일 소개 등 수원미술연구 학술지

“꾸준히 발간… 연구·새 담론 형성의 토대되길”

■ 수원미술연구 제8집┃수원시립미술관 펴냄. 217쪽. 비매품

수원지역미술을 재조명한 ‘수원미술연구’ 제8집이 발간됐다.

수원미술연구는 수원시립미술관이 지난 2017년부터 매해 발간하는 학술지로, 올해는 수원미술과 지역미술관의 방향성 등에 대한 연구 성과가 담겼다. 지역미술 연구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학술지 발간 소식은 더욱 반갑다.

수원미술연구 8집은 수원미술연구, 미술관연구, 자료연구 등 세부문으로 나뉜다.

수원미술연구 부문에선 수원에서 말년을 보냈던 동양화가 이영일의 작품 활동을 소개한다. 이영일의 작품을 탐구한 김소연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 부교수의 ‘화조영모화의 사실적 모색: 이영일(李英一, 1904~1983)의 수원 체재기 작품 활동 연구’ 논문과 함께 후손 인터뷰가 담긴 것이다.

이영일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여러차례 수상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던 당대 인기 작가다. 그러나 일본 화풍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며 한때 작품 활동이 뜸해진다. 그쯤 정착한 곳이 수원이었다. 이런 탓에 그가 말년에 선보였던 작품은 이전에 비해 주목도가 높지 않았다.

수원에 정착한 이영일의 활동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수원미술연구 8집이 수원지역미술사뿐 아니라 한국미술사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미술관연구 부분에서는 지역미술관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모색한다.

수원미술연구 8집에 게재된 글의 주제는 ‘포용적 미술관 구현을 위한 미술관의 운영 방향과 전략-접근성 개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건강증진을 위한 미술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 방안: 사회적 처방과 포용적 공공서비스 디자인’ ‘소리로 보는 미술관’ ‘AI와 IoT를 활용한 다중감각 및 공감각 미술 작품’ 등이다.

분야별 전문가 4명은 논문을 통해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연구 성과뿐 아니라 파일럿 프로그램 도입과 사회실험적인 평가 등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안한다.

자료연구에서는 나혜석의 프랑스 체류 시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나혜석은 수원에서 태어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다. 한동민 화성시 독립운동기념관장은 ‘그림과 사진으로 보는 파리시절의 나혜석’을 주제로 한 글에서 1920년 나혜석이 프랑스 파리 근교 르 베지네의 펠리시앙 샬레의 집에서 생활했던 때 촬영한 사진을 소개한다.

수원미술연구 8집을 기획한 이채영 수원시립미술관 학예사는 “2017년부터 수원미술 연구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연구 기반 마련과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수원미술사 정립과 연구를 위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기민 수원시립미술관장은 발간사를 통해 “수원미술연구 간행이 수원미술 연구를 위한 토대로 활용될 뿐 아니라 새로운 지역미술 담론이 형성되는 거점으로 역할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수원미술연구 제8집은 수원시립미술관 라이브러리, 국내 주요 미술관과 지역거점 도서관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