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적이고 긴장감 있는 현대적 해석

28일까지 인천 개항장 도든아트하우스

이반디 작가가 개인전 ‘백자합’에서 선보인 작품들.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반디 작가가 개인전 ‘백자합’에서 선보인 작품들.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도예가 이반디의 16번째 개인전 ‘백자합’(白磁盒)이 오는 28일까지 인천 개항장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진행 중이다.

합은 뚜껑이 있는 그릇이다. 사물을 담아 보관하고 뚜껑이 있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사물을 보호하기 좋은 그릇이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태항아리’(胎壺)나 ‘골호’(骨壺)로 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반디 작가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합작품들은 모두 백자다. 백자는 미세하게 유백, 설백, 청백의 색상으로 나뉜다. 유약의 재료와 소성 방법에 따라 색상이 결정된다. 작가의 백자는 주로 설백과 청백이다.

작가는 물레 성형을 한 후 원으로 구성된 기물에 10각, 12각이 될 수 있도록 면을 깎으며 형태를 변형했다. 조선백자가 가진 여유 있고 풍만한 미감 대신 현대적 미감인 직선적이고 긴장감 있는 형태를 구현하고자 했다.

백자의 기본 태토인 백토는 카올린 성분이 많이 포함돼 점력은 낮지만,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 정형·조각하기 수월하다. 또 유약이 가진 본래 색감을 나타내기 좋은 소재이기도 하다. 그러나 백토는 본래의 예민한 특성으로 인해 성형 과정, 건조·소성 과정에서 쉽게 갈라지는 특성이 있어 매우 민감하게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합은 몸체와 뚜껑을 같은 지름으로 각각 성형해 몸체와 뚜껑의 이음새를 맞추고, 뚜껑을 덮은 상태에서 건조하고 소성한다. 그 과정에서 몸체와 뚜껑의 두께와 성형 과정에서 힘의 전달에 따라 미세하게 휘거나 뒤틀림이 발생해 몸체와 뚜껑이 완전하게 맞는 한 부분이 발생한다. 작가는 이 부분을 표시하기 위해 작품에 돌기 모양의 표시를 넣었다. 그 부분을 수금(Liquid Gold)으로 처리해 장식성과 가능성을 함께 제시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