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재료, 올 채취율 2%대

‘3~4곳 부도위기’ 생존 위태로워

건설 안전성 낮은 순환골재 우려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골재 수요가 줄어들어 수도권에 바닷모래를 공급하는 인천지역 골재업계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양질의 골재로 꼽히는 바닷모래가 저품질 순환골재 등에 시장을 빼앗기면서 신축 건축물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기준 인천에서 바다골재 채취가 가능한 곳은 옹진군 굴업·덕적 인근 해역으로 허가기간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5년간이다. 연도별 바닷모래 채취 가능 물량은 1차년 480만5천㎥, 2차년 595만㎥, 3차년 672만㎥, 4차년 629만6천㎥, 5차년 590만㎥ 등 총 2천968만1천㎥다.

골재는 콘크리트를 만들 때 시멘트와 함께 혼합하는 모래, 자갈 등 원재료다. 인천에서 채취하는 바닷모래는 수도권에만 공급이 가능한데, 암석을 파쇄하거나 산림에서 채취해 얻는 골재에 비해 불순물이 적어 품질이 우수하다.

이런 이유로 해양 환경적 영향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거 인천 바닷모래의 연간 채취율은 허가량의 99%에 달했다. 하지만 최근 건설경기 악화로 인천 골재 업계의 바닷모래 수요가 줄어 2024년(1차년) 채취율이 65%대로 급감했다. 올해 채취율은 이달 기준 2%에 불과하다.

인천 골재 업계에서는 건설 현장의 수요 감소도 걱정이지만 시장을 점차 잠식해 가는 저품질 골재에 대한 선별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토교통부의 ‘제7차 골재수급 기본계획’ 자료에 공개된 2019~2023년 골재원별 공급 실적을 보면, 이 기간 연평균 전국 골재 수요량(실적)은 2억3천298.5만㎥다. 이 중 바닷모래나 산림골재처럼 기초자치단체 등에 허가·신고 절차를 거친 물량은 54.4%(1억2천675.9만㎥)다. 나머지 45.6%(1억622.6만㎥) 중에는 안전성이 보장되지 못한 미인증 순환골재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순환골재는 폐콘크리트를 재활용해 만드는 저품질 골재로, 바닷모래보다 절반 이상 싼값에 유통된다. → 그래픽 참조

일례로 2023년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는 미인증 순환골재 사용으로 인한 콘크리트 압축 강도 저하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인천 골재 업체 한 관계자는 “2022년 말부터 인천 바다골재 채취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1년 넘게 바닷모래 채취가 없었다”며 “수도권 지역 건설 공사에 바닷모래 공급이 부족해진 사이에 정상적인 경로를 통하지 않은 저품질 순환골재가 많이 사용됐다”고 했다.

한때 최대 18개에 달했던 인천지역 골재 업체는 폐업 등으로 현재 13곳만 남아 있다. 한국골재협회인천지회 관계자는 “부도 위기에 처한 업체도 3~4곳이나 된다. 건설경기 회복까지 버텨도 불량 골재가 시장을 계속 점유한다면 생존이 불가능하다”며 “수도권에 있는 건축물 안전과도 직결되는 만큼 저품질 골재의 유통을 막을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