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자신의 풍물인생 6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여는 지운하 선생.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
인천 출신 풍물패 상쇠 아버지 영향 초등생때 대통령상등 두각
1961년에 남사당놀이 입문 국립국악원 지도위원등 ‘예인의 길’
“정확한 재현과 동시대에 감흥주는 창작물 함께 해나가야”
28일 부평아트센터서 주인공으로 서는 ‘마지막 신명 무대’
“60년 예인의 길, 후회는 없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3호 남사당놀이 전수교육조교(준 보유자)인 지운하(68) 선생이 올해 예인으로서의 인생 60주년을 맞았다.
그는 “60년 동안 우리 전통 연희에만 매달려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뒤를 돌아보니 나보다 더 뛰어난 후배들과 제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며 “우리 전통을 지키고 발전시킬 든든한 동료들을 보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1947년 인천 남구 도화동에서 태어난 그는 마을 풍물패의 우두머리인 상쇠를 도맡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풍물을 접하며 자랐다.
“1955년 초등학교 2학년 학교 수업을 받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창문 밖으로 들리던 풍물 소리가 그날따라 이상하게 끌렸죠. 선생님께 화장실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온종일 풍물패를 따라다니다 밤늦게 집에 들어와 아버지께 혼이 나기도 했죠.”
그때부터 아버지에게 본격적으로 풍물을 배웠고 1958년에는 도화동 풍물패의 정식 단원이 됐다. 1959년에는 경기도 대표로 출전한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당시 문공부장관상을 받았고 1960년에는 대통령상을 받으며 어린 나이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961년에는 남사당놀이에 입문했고 평생을 남사당놀이와 함께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 무대에 서기도 했다. 국립국악원 단원 생활과 국립국악원 지도위원을 거쳐 현재는 계양구립풍물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지운하 선생은 우리 전통 예술인들이 보존과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악만 하더라도 정악(궁중음악으로 상류층이 즐기던 음악)과 민속악(서민이 즐기던 음악으로 판소리, 농악, 민요 등을 아우르는 명칭)으로 나뉘고 세부적으로 보면 수천 가지 종류의 음악이 존재한다”며 “이를 정확히 재현해 후대에 물려줄 수 있도록 보존에 모든 전통 예술인들이 힘써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고 단순히 보존에 머물러서는 그냥 동시대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흥도 줄 수 없는 ‘옛날 것’이 된다”며 “우리 시대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고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 창작물을 만들어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는 28일 부평아트센터에서 자신의 풍물인생 60년을 기념하는 공연을 연다. 조금은 망설이기도 했지만, 고령에도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후배들의 응원이 있어서였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여러 명인들도 이번 공연을 함께 꾸민다.
그는 “내가 60년 동안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건 가족과 후배 등 주변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주인공으로서는 마지막 무대를 많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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