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업무추진비가 현금으로 인출돼 비서실 직원들의 격려금으로 쓰이고 일부 기자들과의 회식비로 1인당 10만원대의 만찬을 즐기는 등 성남시가 예산을 물 쓰듯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1일 성남시의회 행정교육체육위원회가 시 행정기획국을 상대로 실시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확인됐다. 시의회는 이와 관련해 감사원 감사청구, 수사기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이기인 의원은 이날 이재명 시장이 기관운영업무추진비 중 일부를 지난 5월 30일부터 비서실 직원 격려 등의 명목으로 40만~70만원씩 6차례에 걸쳐 총 270만원의 현금을 인출해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소속 상근직원에 대한 격려 및 지원을 위해 위로금품이나 격려금품을 지급할 수 있다. 단 상근직원은 현장근무자로 제한돼 비서실 직원은 격려금품을 받아서는 안된다.

시장 비서실이 일부 언론사와의 기자 간담회에서 1인당 10만원 상당의 만찬을 즐긴 사실도 확인됐다.

이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서실은 지난 5월 16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의 한 식당에서 '정부 지방재정 개편안 부당성 설명 언론인과 간담회'를 열고 49만9천원을 사용했다. 간담회에는 일부 언론사 기자와 이 시장 비서실 관계자 등 5명이 참석했다.

이 의원은 "지방재정개편 반대에 연인원 97만여명이 서명하고 모금활동도 했는데 정작 시 비서실은 호화 '한우파티'를 열고 지방재정 개편의 부당함을 알렸다는 것은 도의상·규칙상 맞지 않다"며 "상임위에서 논의해 감사원 감사, 수사기관 고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간담회나 회식 등에 50만원 이상을 집행할 경우 참석자 등을 기록하지만 그 이하는 기록하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언론사와 기자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성남/김규식·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