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큰 인명피해' 사고원인 뭔가]비좁은 바닷길에 수백톤 선박-작은 어선 '위험한 통항'

희생자 이송
3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항에서 구조대원들이 영흥대교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전복 사고 관련 희생자를 이송하고 있다. /취재반

폭200~300m불과한 협수로
대형배 시간 아끼려 오고가
선장 충돌피할 조치 미흡해
보조의무 갑판원 자리 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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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명의 사망자와 2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영흥도 낚싯배 선창1호 전복사고는 어둠 속에서 좁은 해역을 통과하던 급유선이 낚싯배를 발견하지 못해 들이받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경은 급유선 선장과 갑판원을 업무상 과실 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해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인천 옹진군 영흥대교 남측 해역은 폭 200~300m, 수심 10~18m에 불과한 좁은 수로(협수로·狹水路)다. 이 해역은 낚시영업 허가를 받은 10t 미만의 영흥도 소형 어선 수십 척이 주로 이용하고 있지만 수백t에 달하는 선박도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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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도에서 낚싯배를 몰고 있는 베테랑 선장들은 사고를 낸 급유선이 사고 해역을 다니기에는 지나치게 큰 선박이라고 입을 모았다. 10년 경력의 김철민(53) 선장은 "작은 배 옆으로 급유선 같은 큰 배가 지나가면 순간적으로 1m 이상의 너울이 이는 등 상당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날 선창1호보다 30분 늦게 출항했다는 다른 낚싯배 선장은 "급유선들이 30~40분을 아끼기 위해 영흥대교 아래 수로를 이용하는 데 항상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선창1호와 충돌한 명진15호(336t)는 월미도와 남항 사이에 있는 유조선 부두에서 출발해 평택항으로 가는 길이었다.

인천과 평택을 오가는 배는 중간 지점에 있는 영흥도 주변 해역을 거쳐야 하는데 영흥도 서쪽으로 크게 우회하는 길보다 영흥도와 선재도 사이에 놓인 영흥대교 하부를 통과하는 것이 훨씬 빠른 '지름길'이다. ┃일지 참조

옹진군 관계자는 "썰물 때는 영흥대교 북단에 갯벌이 드러나 배가 다리 밑을 통과할 수 없지만 밀물 때는 가능하다"며 "해당 항로가 좁은 길이기는 하지만 통항을 제한하는 선박은 없고 낚싯배도 정해진 항로만 가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했다.

해사안전법은 좁은 수로를 항행하는 선박은 안전을 위해 수로 오른편 끝쪽에서 항행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선박충돌 방지를 위해 속력을 줄이거나 기관의 작동을 정지하거나 후진하여 선박의 진행을 완전히 멈춰야 한다.

하지만 해경 조사 결과 명진15호 선장은 이처럼 좁은 수로에서 낚싯배를 발견하고도 충돌을 피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타실에서 선장을 보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 갑판원도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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