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이 일본군 쫓아냈다' '김구 ××××'… 독립운동 욕하는 여기, 대한민국 맞나요?

 

삼일절 태극기
삼일절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단체들이 '태극기 집회'를 열고 있어 고심에 빠졌다. 자칫 태극기 사용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북구청 인근 도로에 태극기가 내걸려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비방글 3·1절 혐오로 얼룩
일부 정치적 이용 의미 퇴색·왜곡
"해석 자유지만 정확한 인식 필요"

"아, 유관순 ×××(욕설), 하루만 늦게 발악했으면…."

삼일절을 이틀 앞둔 지난 27일 오후 11시께 한 극우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유관순 열사를 비방하는 글이 게재됐다. 법정 공휴일인 삼일절이 목요일이라,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하는 것이 불만이었던 것.

누리꾼은 "하여간 조선인들은 참을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은 "유관순 열사님 3·1 태극기집회 저희와 함께 해주세요. 저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 내립시다"라는 황당한 촉구 글도 올라왔다.



민족 항일운동의 상징인 3·1운동이 일부 세력에 의해 '혐오'로 얼룩지거나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방심위는 지난 2016년부터 '3·1절 모니터링'을 운영해 역사 왜곡과 독립운동가 등에 대한 모욕 게시물을 집중 단속하고 있다.

방심위가 공개한 3·1절 모니터링 '주요 시정요구 사례'를 보면 독립운동가를 맹목적으로 비난하거나 왜곡된 역사인식이 담긴 게시글이 대다수였다. "유관순이 해방군인 일본군을 쫓아냈다"며 왜곡된 역사인식을 보이기도 했고, "김구 ××××(욕설)"라고 표현하는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도 다수 존재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중점모니터링, 시정요구(삭제, 접속차단 등)를 통해 왜곡된 정보와 비하 표현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1절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려는 세력도 난무하고 있어 3·1절의 의미가 퇴색되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전국에서 3·1운동의 가치를 기리기 위한 제99년 기념식이 개최되는 한편, 친박 단체들의 대규모 태극기집회도 같은 날 전국에서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미 각종 커뮤니티에는 3·1운동의 정신을 강조하며 태극기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게시물이 꾸준히 게시되고 있다.

김대용 안성 3·1운동 기념관 학예연구사는 "선조들의 독립운동 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려야 하는 삼일절을 폄훼하거나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역사에 대한 해석은 '자유'지만, 이보다 앞서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인식'이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재흥기자 jhb@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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