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의 한국재벌사

[이한구의 한국재벌사·82]현대-14 경영권 분쟁과 현대그룹 축소(하)

상선-증권 분리… 2015년 계열사 '반토막'
입력 2018-11-12 19:49
지면 아이콘 지면 2018-11-13 14면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2010년 이후 최저111
경영권 분쟁과 외환위기로 현대그룹은 중견기업집단으로 재편성됐는데, 창업자 정주영 회장 사후 현대기아차그룹, 현대그룹 등으로 분리됐다. 사진은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연합뉴스

2011년 자동차그룹, 현대건설 인수
최대주주로 계열社 지분 35%차지
정몽구·의선 父子 글로비스 창업

'경영권 편법 상속' 여론 호된 비판
현정은, 자금난 현대상선 살리기
증권매각 불구 실패 경영권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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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여러 개의 중견기업집단으로 재편성됐는데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은 약진을 거듭해서 2011년 4월 현재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55개 그룹 중 현대차그룹은 4위에, 현대중공업그룹은 6위에 각각 랭크됐다.



국내 최대 건설업체인 현대건설의 채권단에선 현대건설 산하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철 구조물 전문 제작업체 현대스틸산업, 광주원주고속도로 건설, 관리 및 운영을 위한 제2 영동고속도로 외에도 현종설계, 부산정관에너지, 현대서산농장(아산만 매립지 운영업체), 현대씨엔아이, 경인운하, 현대건설인재개발원 등을 묶어 2011년에 재매각이 추진됐는데,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현대그룹(현정은)과 현대차그룹(정몽구)이었다.

>> 중견기업집단 재편성

현대그룹은 기존의 연고를, 현대차는 정주영 왕회장의 장자로서의 적통성을 각각 인수명분으로 내놓은 것이다. 인수가격을 현대그룹은 5조5천억원에, 현대차는 5조1천억원에 응찰했으나 결과는 인수대금을 더 많이 써낸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특히 현대그룹은 자금출처 문제에 시달렸다.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으로부터 차입금 1조2천억원 등 대출금 세부계획을 제출하라는 채권단의 소명 요구에 현대그룹은 MOU가 체결된 상황에서 대출 관련 세부상황을 제공할 의무가 없다며 버틴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외환은행이 MOU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법률적 권한 범위 내에서 적정하게 행동했는지 감독 당국에 조사를 요청함과 아울러 현대그룹 2개의 핵심 자회사인 현대상선 및 현대증권을 명예훼손과 무고혐의로 고발조치까지 했다.

결국 채권단은 현대그룹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하고 현대자동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2011년 4월 1일 현대건설의 인수대금을 완납함으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2011년 8월 현대자동차가 현대건설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를 포함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약 35%다.

현대차가 모태 기업인 현대건설을 인수한 것이다.

그러나 그 와중에 정몽구·의선 부자는 소규모 물류업체인 현대글로비스를 창업해 계열사들의 일감 몰아주기로 덩치를 키운 후 글로비스로 하여금 계열사 주식을 취득해 현대차그룹의 경영권을 상속하는 편법을 구사함으로써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사건은 삼성그룹의 3세 세습과 함께 세금을 거의 물지 않고 그룹을 통체로 세습한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2011년 4월 현재 계열회사수 9개 업체에 자산총액 16조1천440억원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23위의 현대전자(하이닉스)는 2011년 11월 11일 단독인수의향을 밝힌 SK텔레콤에 3조4천267억원에 인수됐다.

>> 정회장 사후 5개로 나눠

창업자 정주영 사후 현대그룹은 재벌서열 2위의 현대기아차그룹(정몽구), 6위의 현대중공업그룹(정몽헌), 17위의 현대그룹(현정은), 24위의 현대백화점그룹(정지선)과 현대산업개발(정세영의 장남 정몽규) 등 5개 그룹으로 분리됐다.

이후 현대그룹의 규모는 더욱 위축됐다. 현정은 회장은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는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2016년 3월에 현대증권을 KB금융지주에 매각했는데 동사는 1962년에 국일증권으로 설립돼 1977년 11월에 현대그룹에 인수돼 1986년에 현대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한 것이다.

현대증권은 2016년 12월에 KB투자증권과 합병되어 KB증권이 됐다.

그럼에도 현대상선을 회생시키지 못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채권단에 넘겼다. 2016년 3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가 한국산업으로 변경된 것이다.

이 회사는 1976년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아세아상선으로 설립됐다. 당시 현대중공업이 이탈리아의 한 정유업체로부터 유조선 2척을 수주해 납품했는데 발주업체가 하자를 이유로 한 척의 인수를 거부하자 차제에 현대그룹에서 이 배를 토대로 아세아상선을 설립한 것이다.

정주영 회장이 이 회사를 세울 때 조언을 한 장본인이 현정은 회장의 부친인 현영원으로 당시 그는 신한해운을 운영하는 전문가였다. 현영원은 이를 계기로 1983년에 현대상선에 합류해 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이 분리되면서 현대그룹에 남은 계열사는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를 비롯한 현대글로벌, 현대아산, 현대유엔아이, 현대엘앤알, 에이블현대호텔리조트, 현대투자네트워크, 현대경재연구원 등 10여개 업체로 2015년 21개 계열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한구 경인일보 부설 한국재벌연구소 소장·수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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