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 거리 점령한 공유 전동킥보드 '위험까지 공유'

발행일 2020-06-09 제7면

8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역 4번 출구 앞에 '고고씽'의 공유 전동 킥보드가 인도를 점령한 채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어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주차공간 없어 보행로 등 '방치'
관리·규제할 법근거 마련 안돼
영통구 "과태료 부과 고려 안해"
화성시는 업체와 별도장소 추진

"저렇게 세워두면 보기도 안 좋고 위험하죠."

8일 오전 10시40분께 수원시 영통구 도청(신청사)사거리 앞. 지난 5일 광교 일대에서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시작한 '고고씽'의 전동 킥보드 1대가 횡단보도 입구 중앙에 덩그러니 세워져 있었다. 인근 광교중앙역 4번 출구 앞에는 출구와 10m 남짓 남겨두고 전동 킥보드 22대가 인도를 점령했다.

횡단보도 입구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를 본 김모(34)씨는 "며칠 전부터 전동 킥보드가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지하철 입구는 물론 횡단보도 앞에 세워져 있어 보기에도 안 좋고 너무 위험해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 활성화로 인도나 지하철 출구앞 등에 방치된 전동 킥보드가 늘어나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지정 주차공간 조성이나 방치된 전동 킥보드에 대한 과태료 부과 등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고고씽을 운영하는 (주)매스아시아는 화성시 동탄과 수원시 광교 일대에서 모두 700대의 공유 전동 킥보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별도로 지자체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지 않고 사업자등록만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헬멧 등 안전장비 착용도 업체가 이용자에게 권고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다.

특히 방치된 전동 킥보드에 대해 지정 주차공간 조성이나 과태료 부과 등을 지자체가 관리·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업체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가 이동하는 물체이기 때문에 도로점용허가 등을 받아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할 대상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험하게 방치돼 있는 것을 신고하거나 현장 관리자가 볼 때마다 안전 관리를 최대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통구 관계자는 "관련 민원이 계속 들어오면 계도기간을 둔 다음 도로법에 의해 과태료 부과를 검토할 수는 있지만 현재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화성시 동탄의 경우 경기도와 화성시, 공유 전동 킥보드 업체가 협력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규제 샌드박스 실증사업으로 승인받아 대여·반납이 가능한 주차공간을 조성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규제 샌드박스로 일정 구간 내 자전거 도로에서 운행을 열어줬고 지정 주차공간도 만들어서 시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