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셔틀 '불법과 생계의 경계에서' ·(中) 안전 사각지대]신호 위반·과속 위험한 질주… 사고나면 그저 '운수 나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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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 셔틀 내부. 대리기사들이 탑승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피해 보상은커녕 치료도 각자 몫
마스크 착용도 제각각 '방역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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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들이 이용하는 '셔틀'은 존재 자체가 불법이다. 사업면허 없이 유료 운송영업을 하는 것이어서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에 해당한다.

셔틀의 가장 큰 문제는 차량 관리와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녹이 슬고 매연을 뿜는 노후 차량을 굴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인 데다, 사고가 발생하면 탑승한 대리운전 기사들이 보험적용을 받을 수 없다. 과속과 신호위반도 일상이다.



셔틀을 타다 사고당한 적이 있다는 대리기사 김모(48)씨는 "셔틀이 급정거하면서 앞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목과 팔을 다쳐 일주일 동안 못 나온 적이 있다. 피해보상은커녕 치료비도 못 받아 내 돈 내고 물리치료 받으러 다녔다"며 "위험하고 불법이라는 것을 알지만, 일하려면 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방역 사각지대로 존재한다는 점도 문제다. 셔틀은 방역수칙준수 여부가 관리되지 않을뿐더러 승객 탑승기록도 파악되지 않는다.

취재진이 셔틀에 탑승했을 당시 15인승 미니버스 안이 붐비며 수시로 대리기사들이 타고 내렸지만, 마스크 착용을 확인하는 사람은 없었다. 좌석과 입석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 반쯤 내린 사람 등이 섞여 있었으나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손 소독을 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셔틀이 낮에 학원이나 유치원·어린이집 통학차량으로 운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 반경 안에 어린이나 청소년이 포함될 수도 있다. 취재진이 탄 셔틀도 좌석에 어린이용 안전띠가 설치된 노란색 통학차량이었다.

현금이 오가는 셔틀은 또 다른 범죄를 야기하기도 한다. 지난 2016년 안양에선 조직폭력배들이 셔틀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보호비와 통행료 명목으로 돈을 뜯다가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다. 독점영업을 위해 셔틀 기사들이 조직을 결성하고, 비조직원이 침범하면 영업을 방해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문제를 안고도 대리기사 셔틀은 성업 중이다. 경찰이나 지자체의 손길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도 셔틀 단속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단속에 나설 경우 대리운전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대리운전을 이용하는 시민들에 피해가 돌아갈 우려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대리기사 셔틀과 관련해 특별단속 등을 벌이지는 않고, 별도 신고가 들어올 때 단속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우성·김도란·김태헌기자 11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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