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 '인현동 화재 참사' 22년만에 기록사업

입력 2021-04-19 21:57 수정 2021-04-20 10:05
지면 아이콘 지면 2021-04-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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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19일 인천시청 공감회의실에서'인현동 화재 기억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 2021.4.19 /인천시 제공

노래방서 불… 청소년 등 57명 희생
인터뷰 대상 모집… 책자 등 발간


22년 전 청소년 등 57명이 희생된 '인천 중구 인현동 화재 참사'를 기록으로 남겨 추모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시는 19일 '인현동 화재 기억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시는 보고회를 시작으로 이달 중 유족과 부상자, 목격자 등 인터뷰 대상자를 모집하고 올해 말까지 책자와 영상을 통한 기록물을 발간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인천 지역 사회의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는 인현동 화재 사건에 대해 당시의 기억과 사실을 토대로 기록물을 제작하는 게 목적이다. 사건을 바로 이해하고 시민의 안전과 청소년 인권이 보장되는 지역공동체로 발전하자는 취지로 주민참여예산으로 추진된다.

인현동 화재 참사는 1999년 10월30일 오후 7시께 인현동의 한 상가건물 지하 노래방에서 발생했다. 불은 순식간에 2층 호프집으로 옮겨붙었고, 출동한 소방관 등에 의해 35분만에 진화됐지만 10대 중·고생과 20대 등 57명이 안타깝게 희생당했다. 또 78명이 연기를 흡입했거나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희생자는 2층 호프집을 찾은 손님 중에서 집단 발생했는데, 이 호프집 실제 소유주는 관리 당국에 정기적으로 뇌물을 주고 불법영업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호프집 비상구는 합판으로 막혀 있었고 가게 주인은 학생들이 돈을 내지 않고 밖으로 나갈 것을 대비해 밖에서 출입문을 잠근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렇게 기성세대의 부정부패,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人災)였지만 이 사건과 관련된 공식기록은 유족에게조차 공개되지 않았고 '호프집 화재'로 축소·왜곡되기도 했다.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등은 지난 2004년 사고지점 인근에 청소년들이 방과 후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을 건립했으며 이곳에 위령비도 세웠다.

신봉훈 인천시 소통협력관은 "인현동 화재 사건을 재조명해 희생된 학생들을 추모하고, 인천의 아픈 기억을 공적 기록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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